위기는 시작됐다

위기는 시작됐다

[K-요정의 블링블링한 여론조사 해설]

기사승인 2022-01-07 17:55:00
여론조사는 추이(흐름)라고 합니다. 단면을 잘라서 국민 지지의 상황을 이야기하기는 어렵습니다만, 그럼에도불구하고 현재로서는 전화여론조사와 인터넷을 통해 파악하는 트렌드 조사가 과학적으로 사람들의 심리를 읽는 기제입니다. 쿠키뉴스는 K-요정(최요한·노정렬)과 함께 ‘여론이대유~’를 통해 대통령선거까지 각 후보와 당의 지지율, 개별 사안에 대한 민심을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알려드리겠습니다. 국내 최고 여론조사 전문가인 한길리서치의 홍형식 소장, 그리고 휴먼앤리서치의 이은영 소장이 함께 합니다.


위기 징조가 드러나는 조사결과


워낙 다이나믹한 연말 연초를 맞이하다 보니 차분하게 여론조사를 들여다볼 엄두도 내지 못했지만, 박근혜씨 사면이 발표된 지난달 24일부터 신년까지 여론조사가 발표된 것만 해도 서른 개가 넘는다. 그 가운데서 가장 치열하게 접근전을 벌인 조사가 바로 12월 5째주 오마이뉴스 의뢰 리얼미터 ARS조사다. 

그래픽=이희정 디자이너

ARS 조사는 보수진영이 흔히 유리한 조사라고들 하는데도 윤석열 후보의 추세가 떨어지는 결과가 나왔다. 1.7%p라고, 오차 범위 내에 있다고 무시할 수 없는 것이 바로 윤석열 캠프의 입장이다. 추세가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결과 때문에 난리가 나긴 했지만 말이다. 주간 지지도 추이를 보면 더 정확하다. 

그래픽=이희정 디자이너

12월 첫째 주와 둘째 주까지만 해도 윤측의 기세는 그 누구도 누를 수 없는 상황이었다. 다른 조사에서는 윤석열의 지지도가 50% 이상 나온 조사도 있었으니 말 다한 거다. 이준석과의 갈등이 3일, 울산에서 해결되고, 12월 6일 국민의 힘 선대위가 출범하면서 45.2%라는 기록이 찍혔다. 최고조다. 하지만 셋째 주부터 꺾이기 시작하더니 윤석열 후보 부인 김건희씨 논란이 최고조로 달했던 넷째 주에 들어서 추세를 보았을 때 완전히 주저앉았다. 크로스가 진행되었다. 그리고 다섯째 주는 더 벌어지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은 다른 조사를 다 붙여봐도 마찬가지다. 

하헌기의 예리한 지적 – 김건희, 선대위 구성, 아무말 대잔치


이번 K-요정에는 더불어민주당의 하헌기 청년대변인이 출연했다. 그저 이재명 후보를 홍보만 하러 나온 것은 아니고 현재의 상황에 대해 나름 객관적으로 설명했다. 노정렬 요정은 청년대변인이 아닌 노련한 원로 대변인 아니냐고 농을 치기는 했지만, 그만큼 예리한 평을 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이런 이야기인데, 12월에 윤석열 캠프가 폭망한 이유를 딱 잘라서 세 가지 이유로 정리한 것이다. 

“첫째로는 김건희씨 의혹에 대한 명확하지 않은 해명 때문에 내로남불이라는 평가를 받는데 그건 구도가 붕괴한 겁니다. 애초에 윤석열 후보가 정치에 뛰어든 명분 자체가 붕괴된 것이 있고, 두 번째는 선대위 구성문젭니다. 이준석 대표 패싱과 신지예씨 영입 등으로 잡탕을 넘어 짬통처럼 된 선대위 구성, 셋째는 후보와 선대위 인사들의 아무말 대잔치, 개별 사안도 폭발력이 있지만 연계되어서 보면 대전략인 2030에 대한 철저한 무시로 주저앉게 된 거예요.”

짝짝짝! 더할 필요도 없이 딱 맞는 분석이다. 오마이뉴스-리얼미터, 만의 조사 외에 다음의 여섯 개 조사에서 이재명 승, 윤석열 패배가 명확하게 드러나기 때문이다. 

그래픽=이희정 디자이너

세 가지 딱 떨어지는 원인은 결국 ’후보교체론‘은 물론이고, 최소 교체까지는 아니더라도 ’후보 단일화‘ 이야기가 안 나올 수 없다. 물론 그 대상은 국민의 당 안철수 후보다. 

안철수가 이긴다?

그래픽=이희정 디자이너

안철수 후보로서는 가슴이 뛰는 결과다 2012년 9월 19일, 정치권에 처음으로 입문하면서 그간의 맘고생이 싹 씻기는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안철수 후보가 이전 조사의 두 배를 얻은 수치가 바로 41.1%다. 이렇게 된 원인에 대해서 하헌기 청년대변인은 이렇게 풀었다. 

“저 시기에 윤석열 후보에 대한 안티정서가 국민의힘 내부에서 캠페인처럼 번지기도 했다. 신지예씨 영입이라든지 김민전 선대위원장의 말실수, 그 전에 이수정 교수 건 등 불만이 누적되어 있으면서 지지율로 보여 주어야 정신을 차릴 수 있다라며 일부러 윤석열 후보를 찍지 말라는 캠페인이 일각에서 있었다. 안철수 후보가 좋아서 그랬다기보다는 어쨌든 의사표시를 해야 하기 때문에 그것이 반영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결과에 대해 이은영 소장은 이렇게 덧붙였다. 

“저 결과는 이 시기에 이준석 대표가 엄청나게 많은 인터뷰를 했다. 그런데 계속 후보를 비토 아닌 비토, 완전한 공격은 아닌데 내용을 보면 다 공격하는 내용이었다. 저기서 20대가 완전히 흔들렸다. 윤석열 후보를 지지하던 이대남이 완전히 빠져서 안철수 후보에게 가거나 일부 이재명 후보에게 가는 흐름을 보였다.”

이 비슷한 시기에 다른 후보단일화 조사도 마찬가지 결과라는 것을 보면 단순한 흐름은 아니다. 게다가 윤석열 후보는 스스로 흔들린다고 느꼈던 대구 경북의 안동선대위 출범식에서 굉장히 강경한 발언(“토론 같잖다”, “조사하면 감옥 갈…” 등)을 한 것이 오히려 윤후보의 ’조급증‘으로 비춰졌다. 일부 보수층을 결집할 수는 있으나 합리적인 보수를 바라는 층에서는 깜짝 놀랄만 한 발언이기 때문이고, 이 역시 20대와 30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 생각이 된다. 

문제의 열쇠는, 미묘한 차이 보이는 20대와 30대 남녀

그래픽=이희정 디자이너

20~30대 남성 결과다. 이 결과에서 윤석열 후보의 지지율이 부동층과 안철수 후보에게로 급격히 전이된 것을 볼 수 있다. 특히 이대남이라 불리는 20대 남성의 표심 이동은 이준석 대표 패싱과 신지예 영입에 대해서 시기가 딱 걸린다고 해석이 가능하다. 

그래픽=이희정 디자이너

20대 여성과 30대 여성은 앞선 남성과는 정반대의 상황을 보이고 있다. 국민의힘이 이 난리가 나기 직전이기는 하지만 윤석열 후보의 지지율이 이재명 후보보다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이은영 소장은 이렇게 해석한다. 

“우리가 생각할 때 젠더이슈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온 것으로 착각할 수 있지만, 실제 다른 조사를 보면 투표결정 요인을 보면 1위가 부동산이다. 마지막이 남녀평등, 젠더 이슈다. 월세를 많이 사는 2030들에게는 더 소구가 된다.”

하헌기 청년대변인의 주장으로는 언론이든 어디든 2030이라고 쓰고 이야기 하지만 여기에는 2030 여성은 빠지고 모두 20대 남성을 의미하는, 그러니까 2030 여성들이 더 소외감을 느꼈다는 것이다. 여기에 정치권 특히 이재명 캠프에서 기민하게 대처하지 못했다는 이야기다. 일리가 있다. 

과연 안철수에게로 갈까?


이은영 소장은 지금까지 나온 결과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결론을 내렸다. 

“바로 이번 주와 다음 주가 이번 대선의 기로가 걸려있다. 이번 주가 지나고 나면 설날 연휴, 그리고 곧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시작되기 때문에 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도가 떨어진다. 가장 중요한 시기다.”

맞다! 어쩌면 이번 주와 다음 주가 대선의 승부처로 결론이 나올 수 있는 상황이라는 판단이 든다. 이 글을 쓰는 순간 윤석열-이준석 갈등이 봉합되었다는, 서로 끌어안고 있는 사진이 기사로 뜬다. 아! 다이나믹 그 자체네.... 오전에는 당헌에도 없는 ’탄핵‘ 운운하더니 지금은 ’봉합‘이라... 과연 이 난리의 수혜자가 과연 안철수에게 갈 것인지 매우 궁금하다. 하헌기 청년 대변인이 마지막에 이야기 한 것이 정답이다. 이재명, 윤석열 특히 안철수 캠프에서는 이 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저희가 대안이 되도록 노력 하겠습니다. 저희가 잘해야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

“국민들 입장에서 볼 때, 마땅히 지지를 할 만한 후보가 없는 현실이 대통령 지지율로 표출된 것” 

이라고 단언했습니다. 사실 두 사람 말이 다 맞다는 생각이 듭니다. 현재 대선정국이 그야말로 진흙탕 개싸움 양상을 보이면서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죠. 게다가 코로나19 변이바이러스인 ’오미크론‘의 등장으로 우리 국민들은 위기의식을 가지게 되면서, 일종의 ’구관이 명관‘이라는 판단을 하는 것은 아닐까 싶습니다. 

최요한 시사평론가 0192507458@hanmail.net

*기고문은 필자 동의로 오마이뉴스와 함께 게재합니다.
최요한 기자
truealdo@kukinews.com
최요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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