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부터 지정된 동네 병·의원에서도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진단, 치료 등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방역당국은 코로나19 오미크론 유행을 대비하기 위해 동네 병·의원 검사·치료체계를 3일부터 변경하기로 했다. 이날부터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있는 환자는 동네의원 등에 방문하면 의사가 진찰한 뒤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RAT)를 받고 음성이 나오면 일반 진료를 할 수 있다. 검사에서 양성으로 확인되면 환자는 ‘검사 의뢰 확인서’를 받은 뒤 보건소 선별진료소 등에서 PCR(유전자증폭) 검사를 받아야 한다.
지난 2020년 11월 호흡기전담클리닉으로 지정된 서울 강남구 하나이비인후과는 이날부터 코로나 검사를 시행했다. 신속항원검사 결과 ‘양성’이 나오면 PCR 검사를 진행하고, 고위험군의 경우에는 바로 PCR 검사를 받을 수 있다. 해당 병원에서는 이날 오전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RAT)를 96건 시행했는데 이 중 19건이 양성으로 확인됐다. 이들 모두 PCR 검사를 진행했고, 해외 출국을 목적으로 한 PCR 검사 68건도 이뤄졌다.
확진으로 판정되면 해당 병원에서 재택치료 관리를 받게 된다. 일반 관리군은 하루 1번, 집중 관리군은 하루 2번의 모니터링을 받고, 확진자가 대면 진료를 원한다면 외래진료센터에서 진료를 받을 수 있다.
이상덕 하나이비인후과 원장은 “오미크론이 지금 폭발할 것으로 걱정하는데, 델타보다 증상이 약한 건 같다. 감기처럼 스쳐 지나가는 느낌이다. 과도한 공포를 갖지 않아도 되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긴 연휴 후 첫날이라 환자가 많은 편”이라며 “하루에 350건까지 진행했었다. 다만 신속항원검사에서 양성으로 확인되는 경우가 두세건 내외였는데 여러 건으로 늘어났다. 의미있는 변화가 시작됐다고 보인다”고 밝혔다.
동네 병·의원에서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게되다 보니 감염될까 우려하는 이들도 많다. 이 원장은 “가능한 일반환자와 섞이지 않게 동선을 분리했다”며 “마음 편하게 진료를 봐도 된다. 본인이 증상이 있다면 5000원의 검사비만 내면 확인할 수 있다. 경제적인 부담도 크지 않으니 안심하고 이용해달라”고 강조했다.
호흡기전담클리닉 대기 장소에는 30여명이 줄지어 있었다. 병원 직원은 이름, 증상 여부, 연락처, 대기 번호 등을 확인하고 60세 이상의 경우에는 곧바로 PCR 검사를 받을 수 있게 안내했다.
호흡기전담 클리닉 진료실에는 환자에게 음압시설이 갖춰있고, 대화는 스피커폰으로 진행됐다. 검체를 체취할 때만 환자 코로 손을 뻗었다. 검사 이후 소독 담당 직원이 소독제와 물티슈 등으로 소독을 진행한 뒤 다음 환자가 들어가는 시스템으로 이뤄졌다.
시민들의 반응도 나쁘지 않았다. 서울 영등포구에 거주하는 장민경씨는 “직원 동료 가족이 코로나 양성판정을 받아 검사를 받게 됐다. 회사 직원 동료가 모두 왔다”며 “1시간 반 정도 기다렸는데 간단하게 끝나서 좋다. 결과도 빨리 나온다고 해서 기대된다”고 말했다.
경기 남양주에 거주하는 신규현씨는 “2만명 넘게 확진되서 많이 기다릴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오래 기다리지 않았다”며 “제때 시간 맞춰서 오면 바로 검사를 받을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다만, ‘호흡기 진료 지정 의료기관’ 명단이 늦게 공개되는 해프닝도 있었다. 이날 오전부터 동네 병·의원의 검사·치료는 시작됐지만, 어느 병원으로 가야 검사를 받을 수 있는지 제때 공지되지 않았다. 설 연휴 직후 동네 의료기관에서 코로나19 신속항원검사를 받으려는 시민들은 명단 발표가 늦어지면서 불편을 겪기도 했다.
또 선별진료소에서 신속항원검사를 받으려는 이들이 몰리면서 검사를 받지 못하고 발길을 돌리는 경우도 부지기수였다. 서울 여의도공원 선별진료소는 오후 1시30분에 ‘금일 마감’이라는 배너를 설치하고 신속항원검사 접수가 마감됐다고 밝혔다. 인근 다른 선별진료소도 상황은 비슷했다.
노상우 기자 nswrea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