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찾는 엄마들 '차안(此岸)'에서 '피안(彼岸)'으로 건너게 하는 오지아 '소감아' 대표 [주목 이 사람]

꿈찾는 엄마들 '차안(此岸)'에서 '피안(彼岸)'으로 건너게 하는 오지아 '소감아' 대표 [주목 이 사람]

내 삶을 행복하게 하려고 나를 변화시켜
오프라인 프리마켓 '팔방미인'으로 등장

기사승인 2022-04-11 22:28:04
'소녀감성아줌마' 오지아 대표

'소감아'는 '소녀감성아줌마'를 일컫는 말이다. 

결혼이나 출산 이후 경력이 단절된 이른바 '경단녀'들이 사회 재진출을 위해 자발적으로 모여 만든 엄마들의 모임이다.

'경단녀'들이 사회로 재진출하는데 '건널목'과 '징검다리' '디딤돌' 역할을 하는 '오프라인 프리마켓'이나 '인큐베이팅 온라인 플랫폼' 인 셈이다. 

'경단녀' 일자리 사업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해야 할 일인데 '소감아' 회원들이 나서 스스로 해결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민관협치시대'에 '관'이 소극적일 때 '민'이 적극적으로 나섬으로써 '관' 주도에서 '민'이 주도하는 새로운 '미래 모델'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울림이 크다. 소감아 회원은 6만6000명이다.

'소감아' 오지아(45) 대표는 '경단녀'들이 출산과 육아로 접었던 '차안(此岸)'의 꿈을 '소감아'라는 '함선' 에 실어 '피안(彼岸)'에서 꿈을 실현하게 하는 '선장' 역할을 하고 있다.

오 대표는 오프라인 프리마켓 분야에서 '사족(蛇足)'이 붙지 않는 일명 '팔방미인'으로 통한다.

그 이유는 그가 추구하는 일 스타일 때문이다. 오 대표는 현장의 문제를 현장에서 답을 찾는 '현문현답' 형이다. 

복잡한 문제일수록 현장에서 직접 부닥치며 답을 구하는 실무 중심의 '강호의 고수'라는 표현이 더 어울린다. 

그는 책상머리에 앉아 이론만 강요하는 '강단 고수'를 거부한다. 

여러 현장에서 '신개념 5일장' 형태인 '오프라인 프리마켓(길 위의 시장)'을 개최한 횟수만 150회에 이른다.

사람의 몸으로 치면 끝단 부분인 말단 신경들을 활성화해 몸 전체를 통하게 하는 일명 '삶의 선순환 구조'를 추구하는 스타일이다. 


오 대표는 김해 장유 율하에서 '숨북숨북(들숨과 날숨)북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이곳은 '소감아' 회원들이 모여 세상사 삶의 애환과 불만, 문제점과 대안 등을 놓고 허심탄회하게 소통하는 '아지트'이자 '경단녀'들이 꿈을 찾는 곳이다.

지난 11일 오 대표를 장유 율하 카페에서 만나 '소감아'에 얽힌 사연과 그의 인생이야기를 들어봤다.

가정에서 아이만 키우던 엄마가 소상공인 사장으로 당당하게 활동
'가정과 일'을 양립하는 경단녀들이 꿈을 이뤄가는 공간으로 각광 

-'소감아'를 어떻게 만들 생각을 했나.

임신과 출산 육아로 경력 단절 상태에서 아이를 낳은 이후 삶의 의욕이 떨어졌다. 출산 이전에 했던 학원강사도 계속 할 수 없었다. 바닷가 모래알처럼 내 존재감도 사라졌다. 돈을 벌려면 뭔가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궁하면 통하듯 우연히 프리마켓 문화를 알게 됐고, 내가 사는 김해에 마켓문화를 만들고 싶어 시작한 게 프리마켓이다. '셀러'이자 '운영자'로서 프리마켓과 온라인 플랫폼 소감아를 만들게 됐다.

-회원 규모가 만만치 않은데 '소감아' 매력은 뭔가.

2012년 출발한 '소감아'는 당시 10명의 아줌마가 전부였다. 10년이 지난 지금은 6만6000명에 이른다. 작은 '돛단배'가 거대한 '군함'으로 변한 셈이다. 회원들의 수준도 차원이 다르다. 단순한 엄마에서 천연제품 전문가로, 캘리그라피 작가로, 소상공인 사업가로 변신해 사회 주역으로 당당하게 활동하고 있다. 일본어 통역사에서 수학강사, 청소년 심리상담사 등 각 분야에서 '내공'을 쌓은 엄마들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이 '소감아'를 통해 자기만의 꿈을 실현해 가는 모습이 매력이 아닌가 싶다.

소감아 회원들이 김해에서 오프라인 프리마켓을 운영하는 모습 

-10년간 '소감아'를 이끌어오고 있다. 성공 사례를 꼽는다면. 


경남 지역사회공헌형 예비사회적기업인 주식회사 '더 에스지에이(S.G.A)를 탄생시킨 것이다. 'S.G.A'는 소감아 'SOGAM-A' 를 지칭하는 말인데 '더 에스지에이'는 수익이 나면 수익 일부를 지역사회 공헌을 위해 복지재단이나 장애인시설에 기부한다. 회원들은 사랑받는 만큼 나누겠다는 목적으로 마을축제나 벽화봉사, 행동하는 mom 착한 캠페인 등 지역사회 공헌활동을 전개해오고 있다.

-소감아 '셀러'이자 대표로서 어려움은 없었나.

10년을 지나면서 신고와 근거 없는 소문, 욕과 비난 악플, 협박성 문자 등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임신 4개월 때는 유산에다 공황장애까지 겪었다. 경찰서에 출두도 많이 했다. 그야말로 시련의 연속이었다. 그럴수록 나는 소감아 운영자라는 자신감 하나로 꿋꿋하게 버텨왔다.

-소감아를 위해 '제도권'에 입문할 생각은 없나.

언젠가 회원 엄마가 '쿠키'를 만들어 왔는데 식품위생법 위반으로 고발당한 적이 있다. 순수한 의도였는데도 지자체의 행정적 도움을 전혀 받지 못했다. 도움을 주는 사람도 아무도 없었다. 속이 상할 때는 제도권에 진입하는 것도 해결책이 될 수 있다는 생각도 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한 번 사는 인생인데 왜 욕먹으면서 제도권에 진출해야 하는지 의문이 생긴다.

-소감아를 앞으로 어떻게 키워나갈 생각인가. 

'경단녀'들의 일자리 창출과 창업을 통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싶다. 내가 사는 마을 엄마들과 아이들이 행복한 일에 대해서도 연구하고 기획해보고 싶다. '경단녀'들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 '소감아'가 남을 이롭게 하는 일이 자신을 이롭게 한다는 '자리이타(自利利他)' 정신을 유지하는 '상생과 나눔'이란 삶의 방식을 실현해 보고 싶다.

"내 삶을 행복하게 하려고 나를 변화시킨다" 는 오 대표는 세상 눈으로 보면 그리 많은 나이가 아니다. 

그런데도 나름 삶의 흐름을 읽어내는 그만의 '촉'을 가진 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다. 

분명한 건 치열한 경쟁 속에 살아가는 현대사회에서 '소감아'가 지역사회의 한 축을 형성하는 '첨병'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다.

오 대표가 '소감아' 회원들과 함께 앞으로 지역사회 발전을 견인하는 데 어떤 역할과 활약을 할지 궁금하다.  

박석곤 기자 p2352@kukinews.com
박석곤 기자
p2352@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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