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백기에 생각을 많이 했어요. 음악이 제게 얼마나 큰 가치인지를…. 제게 음악은 없어선 안 될 것이라고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4년 만에 새 음반을 들고 돌아온 가수 로이킴의 말이다. 2019년 불미스러운 사건에 이름이 오르내려 고초를 겪었던 그가 25일 정규 4집 ‘그리고’를 냈다. 오해와 비난으로 가수 활동에 회의감이 커졌을 법도 한데 로이킴은 “음악에 더 집중했다”고 말했다. 그를 이날 온라인에서 만났다.
‘그리고’는 로이킴이 군 복무를 마치고 내는 첫 음반이다. 2020년 해병대에 자원입대한 그는 지난해 말 전역한 뒤 음반과 공연 준비에 힘을 쏟아왔다. 카메라 앞에 선 로이킴은 연신 “긴장된다”고 했다. 다음 달 여는 콘서트를 언급하면서도 “떨리고 긴장된다”고 말했다.
정규 4집은 로이킴에게 각별하다. 오랜만에 내는 신보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는 2019년 일명 ‘정준영 단톡방’ 일원으로 지목돼 경찰 조사를 받았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당시 소속사는 “로이킴이 속해있던 대화방은 문제의 대화방(정준영 단톡방)과는 다른 곳”이라고 설명했다. 로이킴은 이 사건으로 한동안 활동을 쉬었다.
그는 “공백기에 많은 일이 있었다. 힘들고 지치는 순간도 있었다. 어떤 모습으로 (팬들 곁에) 다시 돌아올까 상상하며 노력하기도 했다”면서 “음악을 더 열심히 만들자는 마음으로 다른 생각을 차단한 채 음반 작업에 많은 노력을 쏟았다. 내 음악을 기다리고 궁금해 할 팬들이 제 원동력이 됐다”고 털어놨다.
로이킴은 더블 타이틀곡 ‘괜찮을 거야’와 ‘그때로 돌아가’를 포함해 9곡을 만들어 ‘그리고’에 실었다. 그가 모든 곡을 작사·작곡했고, 데뷔 때부터 호흡을 맞춘 싱어송라이터 정지찬이 편곡을 도왔다. 로이킴은 “처음 곡을 썼을 때의 감정과 느낌을 살릴 정도로 편곡했다. 목소리가 중심이 된 음반을 만들려고 했다”면서 “삶의 희로애락을 경험한 뒤, 지금 내 모습에서 행복과 감사함을 찾아보자는 내용”이라고 소개했다.
올해 데뷔 10주년을 맞은 그는 “처음 오디션 프로그램(Mnet ‘슈퍼스타K4’)에 내 얼굴이 나갔을 때 멋모르고 행복해하던 기억이 여전히 진하게 남았다”며 “가장 기쁜 순간은 아직 오지 않은 것 같다. 다음 달 여는 공연에서 팬들을 마주하는 순간이 (가수 인생을 통틀어) 가장 기쁠 것 같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