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서울 상공을 비행한 북한 측 무인비행기를 격추하기 위해 출동한 우리나라 공격기 1대의 추락사고와 관련, 공군의 무성의한 주민 대응에 대해 강원 횡성지역 주민들이 강력히 규탄하고 나섰다.
횡성군용기소음피해대책위원회(공동위원장 박재경)는 25일 해당 공격기가 추락한 횡성읍 반곡리 일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방부와 공군은 주민들의 생존권, 아이들의 학습권을 포함한 횡성군민의 행복추구권을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통상 사고가 발생하면 동일기종의 기체는 사고 원인 규명과 조치가 끝날 때까지 비행이 금지되는 것이 통상적인 처리 절차임에도 불구하고 사고 당일과 다음날에도 이착륙이 이뤄져 주민들을 불안케 했다”면서 “사고 이후 한 달이 되도록 불안감을 느끼는 주민들에게 어떠한 사과도 없었다”고 비판했다.
또 “국방 안보와 무관한 블랙이글스가 하루에 두 차례씩 연일 기지 상공 주변에서 곡예비행 훈련을 하면서 기지 상공을 점유하는 것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서 “적 도발 위협에 대한 철저한 대비를 강조해 온 입장과 모순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공군 측은 블랙이글스로 인한 소음과 스모크로 인한 문제 해결을 위해 주민들에게 한 약속(주 1회 수준의 기지상공 훈련과 스모크 성분조사 실시)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면서 “심지어 1~2월 조종사 교체로 인해 기지상공 훈련이 증가할 것이라고 일방적으로 통보한 후 하루 두 차례씩 훈련을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공군본부는 국방과 무관하고 조종사 목숨을 위협하는 곡예비행을 중단하고 곡예비행팀 블랙이글스를 즉각 해제하라”고 촉구했다.
앞서 지난해 12월26일 오전 11시39분께 KA-1 공격기 한 대가 이륙 중 횡성읍 반곡리 논밭에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기체에 탑승했던 조종사 2명은 비상탈출을 통해 가까스로 목숨을 구했지만, 기체는 논밭에 추락해 파손됐다. 추락지점은 민가와 인접한 곳이었다. 초등학교와의 직선거리는 약 200m. 자칫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도 있는 사고였다. 지난 2012년 11월15일엔 횡성군 야산에서 공군 블랙이글스 T-50B 공중곡예기 1대 추락해 조종사 1명이 순직한 바 있다.
횡성=박하림 기자 hrp118@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