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국립대 농업생명과학대학 환경산림과학부 추갑철 교수의 조림학연구실은 지난 2월24일 열린 경상국립대 2022학년도 전기 학위수여식에서 박사 4명, 석사 11명을 한꺼번에 배출했다. 이와 더불어 권순기 총장은 지난 13일 추갑철 교수와 박사 3명을 접견실로 초청해 축하했다.
박사 4명 가운데 3명은 추갑철 교수 연구실에서 석사학위를 받았고, 특히 그중 1명은 올해 72살 만학도여서 더욱 눈길을 끈다.
김정수 박사(72, 의령군)는 '경상남도 의령군의 식물자원에 관한 연구-자굴산, 한우산, 의령군 남강을 대상으로'라는 논문으로 학위를 취득했다. 지난 2019년 3월 박사과정에 입학한 뒤 4년 만에 학위를 안은 김정수 박사는 본인이 거주하는 "의령군 자굴산, 한우산의 식생구조 및 식물상과 의령 남강의 식물상을 중심으로 한 의령군의 식물자원에 관해 기초 연구를 수행했다"고 말했다.
의령에서 농업, 임업, 축산업을 경영하는 김정수 박사는 진주농림고등전문학교(경남과학기술대학교 전신)에서 농학을 전공했다. 졸업한 연도가 1972년이다. 이후 축산업을 해보고 싶어 다시 진주산업대학교(경남과학기술대학교 전신) 축산학과에 편입학했다.
김정수 박사의 생각은 깊이와 넓이를 더해 갔다. 집안의 종손인 김정수 박사는 '조상이 물려준 임야를 지키고만 있다가 죽으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라는 생각을 했다.
그는 "한 집안으로 본다면 후손들이 앞으로 살아갈 길을 열어주는 것이고, 나라로 본다면 산림녹화로 임업분야 산업을 발전시키는 길이라고 생각해 추갑철 교수를 찾아갔다"며 "임업후계자 경상남도 초대 회장까지 역임한 책임과 사명감으로 열심히 공부해 우리 사회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했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김정수 박사의 자녀(2남 1녀)들도 모두 경상국립대 졸업생이어서 한 가족 4명이 경상국립대 동문인 점도 이채롭다.
이민숙 박사(진주시)는 '남해 금산의 식생구조 분석과 식물상 및 애기등의 특성에 관한 연구', 조갑자 박사(통영시)는 '한려해상국립공원 동부지역 만지도, 연대도, 비진도, 소매물도의 식생구조 및 식물상과 모새나무 특성 연구', 곽칠식 박사(거창군)는 '비계산 일대의 식물사회학적 식생유형 분류와 식물상에 관한 연구'로 각각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또한 추갑철 교수 연구실에서 지난 2022학년도 전기 학위수여식에서 배출한 석사는 다음과 같다.
△강희자: 하동군 횡천강 수변의 식물상과 귀화식물의 분포에 관한 연구
△김동웅: 경상북도 상주시 은척면 은자골의 식물상과 침입외래식물 유입에 관한 연구
△김용규: 경상남도 진주시 몇 사찰 주변의 식물상과 산불위험에 관한 동태 분석
△김원희: 경상남도 남해군 남서해안의 식물상과 귀화식물 분포-남해대교∼다랭이마을을 중심으로
△이영달: 경상남도 사천시 마을 숲의 식물상과 관리실태에 관한 연구
△박홍민: 경상남도 고성군 마동호의 식물상과 귀화식물에 관한 연구
△양종호: 남해군 호구산의 산림식생구조와 식물상
△정수효: 경상남도 고성군 몇 사찰 주변의 식물상과 산불위험에 관한 동향 분석
△정용주: 경상남도 진주성의 식물 현황과 관리방안에 관한 연구
△이점숙: 경상남도 고성군 벽방산의 식물사회학적 식생구조와 식물상에 관한 연구
△정은미: 지리산국립공원 대원사계곡의 주변 식물상과 외래식물 분포에 관한 연구
추갑철 교수는 지난 2020년부터 올해까지 모두 5명의 박사를 배출했다. 또한 2002년부터 올해까지 100명의 석사를 배출한 기록도 보유하게 됐다. 2012년에 석사학위를 받은 졸업생 가운데는 탄자니아에서 오로지 추갑철 교수의 명성만을 좇아 유학을 온 학생도 있었다.
권순기 총장은 박사들에게 "'배움에는 끝이 없다'라는 말이 있는데 몸소 실천하신 분과 이 자리를 함께하고 있어 영광스럽다. 우리 대학과 나 스스로 자부심을 가져주시길 바란다"며 "가치와 높은 자부심으로 주변에 있는 동문을 서로 끌어주며 다 함께 성장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한 "에베레스트가 세계 최고봉이 된 것은 8000m급 산들이 즐비한 히말라야산맥에 있기 때문이다"며 "동문과 좋은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것이 세계 최고를 향한 첫걸음이다"고 강조했다.
추갑철 교수는 "학생들이 지도교수를 해달라고 찾아오면 학위를 취득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해 지도한다. 조림학연구실은 연구실 특성상 현장 조사가 많은 편인데 그때마다 동참하여 지도했다. 아울러 학과 교수님들의 지도와 지원이 정말 큰 도움이 되었다"라고 말하고 "지난 20여 년간 학위를 받은 졸업생이 공무원, 전공 분야 개인업, 국립공원, 산림조합 등에서 본연의 일을 충실히 하는 모습을 볼 때는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또한 "논문 자료를 준비하기 위해 현장조사 때 더운 여름철에는 땀범벅으로 힘들었고 산과 들에서 뱀과 모기떼 때문에 고생도 많이 했는데 그 결과 좋은 열매를 맺을 수 있어 축하드리고 싶다"고 기뻐했다.
진주=강연만 기자 kk7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