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월 6일 엑스박스 시리즈 및 PC로 출시되는 대작 게임 ‘스타필드’에 한글화가 적용되지 않을 가능성이 커지면서 국내 이용자들의 실망감이 깊어지고 있다. 개발사 베데스다가 한글화에 인색했던 과거 이력까지 재조명되면서 게임 이용자 커뮤니티 일각에서는 혐한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스타필드는 베데스다가 마이크로소프트(MS)에 인수된 이후 신규 지식재산(IP)으로 선보이는 우주 배경의 오픈월드 액션 RPG다. 베데스다는 ‘엘더스크롤’과 ‘폴아웃’ 등으로 유명한 게임 명가다.
MS는 한국시간으로 12일 스타필드의 출시일을 확정하고, ‘스타필드 디렉트’ 행사를 통해 1시간 분량의 게임 영상을 공개하며 게이머들의 기대감을 높였다. 영상에는 은하계 속 여러 행성의 모습과, 이를 플레이어가 자유롭게 탐험하는 장면이 담겼다. 행성에 따른 다양한 집단의 모습도 확인 가능했다. 나만의 우주선을 꾸미고, 이를 이용해 전투를 하는 모습도 눈길을 끌었다. 개발진에 따르면 스타필드는 ‘은하 수준’의 높은 자유도를 선사할 계획이다.
하지만 국내 이용자들의 중요한 관심사였던 한글화 여부는 이날도 공개되지 않았다. 필 스펜서 MS 게이밍 사장이 한글화에 대해 “아직 논의가 끝나지 않아 답하기 어렵다”고 답변한 것이 국내 매체 보도로 전해지면서, 출시일에 맞춰 한글화를 적용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반면 같은 동아시아 국가인 일본과 중국은 언어 지원이 확정돼 원성이 터졌다. 이용자들은 베데스다의 행보를 쉬이 납득하기 힘들다는 반응이다. 한국 게임 시장은 세계적으로도 구매력과 파급력이 큰 시장이다. 지난해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22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한국의 PC 게임 시장 규모는 중국과 미국에 이어 3위다. 콘솔 게임 시장 규모 역시 중국보다 높은 8위다. 흥행을 위해서라면 외면하긴 힘든 시장이다. 당장 글로벌 게임사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는 지난 6일 출시한 대작 ‘디아블로 4’에 한글 및 한국어 더빙을 모두 지원했다.
베데스다가 ‘폴아웃 4’ 출시 당시 한국에 중문판을 발행하는 등 과거 한글화에 인색했던 이력까지 들춰지면서 일각에선 혐한 논란도 나왔다. 2018년 이전까지 베데스다가 출시한 게임 상당수는 한글화가 안 돼 국내 이용자들이 자체적으로 자막 등을 제작해 플레이해왔다. 이용자는 “요즘 시대에도 한글화를 안 해주는 게임이 있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한편 일부 이용자들은 한글로 게임을 플레이 할 방법을 강구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베데스다 홈페이지에 한글화를 요청하거나 한글 번역팀을 모집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