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로 내가 디자인한 옷을 만든다. LED 스크린 앞에 서자 화면 속 본인의 몸에 해당 옷이 입혀진다. 옷을 디지털 속 나만의 쇼룸에 넣고 판매한다. 누군가 구매를 하면 실제 제품으로 구현돼 배달된다. 게임에서 활용도 가능하다. 게임 속 아바타는 본인이 디자인한 옷을 입은 채 움직인다. 패션업계에 있어서 현실과 가상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30일 오전 10시 서울 DDP패션몰에서 메타패션 체험 및 창작, 창업, 전문 인력양성을 지원하는 국내 최초 메타패션 플레이그라운드를 개소했다. 이날 현장에는 산업통상자원부, 서울시, 한국섬유산업연합회, 한국패션산업협회를 비롯해 유명 패션디자이너, 섬유패션 IT 업계 등 50여 명이 참석했다.
메타패션은 섬유패션과 디지털 기술을 결합한 패션테크의 일종이다. 쉽게 말해 현실에서 원단 재질, 색감 등의 제약으로 구현이 어려운 패션을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이미지나 동영상으로 제작한 디지털 패션의 모든 것을 의미한다.
업계는 메타버스의 확산과 함께 디지털 문화에 익숙한 MZ세대들을 중심으로 이 메타패션이 점차 커나갈 것으로 내다봤다. 오는 2030년에는 그 시장 규모가 55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현장을 찾은 주영준 산업부 산업정책실장은 “디지털 시대를 맞아 섬유패션이 제조의 틀에서 벗어나 서비스나 콘텐츠 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성장 잠재력이 매우 큰 메타패션에 대한 정부 지원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최준영 한국섬유산업연합회 실장은 “최근 패션산업의 화두는 디지털 전환으로 산업부는 2022년부터 디지털 선도사업 프로젝트 추진해왔다”며 “메타패션 플레이그라운드를 통해 디지털 전환 생태계를 구축하고 실물 패션산업과 연계해 글로벌 패션산업을 선도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 신진 디자이너와 유망 패션테크 기업을 육성해나갈 방침”이라며 “가상과 현실이 만나는 이곳에서 상상이 비즈니스로 실현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번에 서울 동대문 DDP패션몰 5층에 문을 여는 메타패션 플레이그라운드는 메타패션을 소개하고 활용해볼 수 있는 장으로 기능할 예정이다.
공간은 체험존과 창작존으로 구성된다. 체험존은 디지털패션 창작물을 전시하고, 방문객이 직접 최신 메타패션 기술과 작품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패션에 대한 전문지식 없이도 손쉽게 메타패션을 경험해 볼 수 있다. 메타패션을 증강현실(AR)로 가상 착장한 본인 모습을 촬영하고 이를 SNS에 업로드하는 체험도 해볼 수 있다.
또한 패션 메타버스몰에서 실제 판매 중인 가상의류를 구매하는 체험이 가능하다. 실제 오프라인 판매 매장을 방문한 것처럼 가상공간을 이동하면서 다양한 가상의류를 선택해서 구경할 수 있는 버추얼 쇼룸도 체험해 볼 수 있다.
창작존에는 패션디자이너와 디지털 크리에이터들이 자유롭게 창작활동을 할 수 있다. 고성능 PC 10대와 클로(CLO), 어도비(Adobe Substance)‧포토샵‧일러스트레이터 등 전문가용 소프트웨어 5종이 설치돼 있다.
현장 관계자는 “내가 만들어낸 의상 콘텐츠를 어디에나 활용 가능하다. 직접 디자인한 아바타로 게임에 투입될 수도 있다”며 “또 여러 옷들로 하나의 컬렉션을 만들어 온라인 쇼룸에 전시하고 이를 판매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오프라인 매장과 달리 디지털은 시공간 제약이 없어 언제든 참여가 가능하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덧붙였다.주소령 한국섬유산업연합회 부회장은 “전통적인 패션산업에서 벗어나 다양한 디지털 기술과 융합해 패션디자이너와 디지털크리에이터들이 모여 혁신적 비즈니스를 만들고 소비자들은 새로운 기획경영을 할 수 있는 산업으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