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사는 지난 6월22일부터 열흘 간 진행한 ‘무진장 여름 블랙 프라이데이’ 세일 행사에서 누적 판매액 1400억원, 누적 판매량은 약 370만개를 기록했다고 6일 밝혔다. 이는 1초에 43개의 상품이 팔린 셈이다.
이러한 흥행은 여름 행사라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괄목할만한 성과다. 패션업계에서 6월에서 8월 사이는 통상 비수기로 꼽힌다. 겨울 상품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단가가 낮은 탓에 매출 규모가 축소되기 때문이다.
무진장 여름 세일은 지난해 7월 첫 선을 보였다. 여름철 비수기와 팬데믹이 맞물린 상황 속에서 입점 브랜드의 매출 공백을 해소하고, 재고를 소진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한다는 취지였다. 특히 무신사 입점 브랜드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중소규모의 패션 브랜드에게 여름철 ‘보릿고개’는 가을·겨울 시즌 제품 생산에 큰 타격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무진장은 일종의 타개책이었다.
그 결과 지난해 여름 무진장에 참여한 브랜드는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이상의 거래액 성장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올해 두 번째로 진행한 무진장 여름 블프는 모든 지표에서 지난해를 크게 뛰어넘는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와 비교해 일평균 판매액은 112%, 판매량은 80%에 달하는 증가폭을 보인 것이다.
입점 브랜드가 비수기인 여름에도 기대 이상의 매출을 올렸을뿐만 아니라 부담이 컸던 재고도 소진할 수 있었다. 시즌이 지나거나 판매량이 적은 상품이더라도 무신사가 적립금과 쿠폰을 제공해 판매를 촉진하기 때문이다. 무진장 참여 브랜드 수가 지난해 1500여 개에서 올해는 2000여 개로 대폭 늘어난 것도 이같은 배경 때문이다.
무진장 여름 블프를 통해 대폭 성장한 대표적인 브랜드로 ‘파르티멘토 우먼’이 있다. 캐주얼 여성 의류를 전개하는 브랜드 파르티멘토 우먼은 지난해 말 론칭 후 이번 무진장 여름 블프에 처음 참여했다. 직전월과 비교해 무진장 행사 기간 파트리멘토 우먼 상품 거래액은 두 배 이상 성장했다. 열흘 간 1만 여 점의 판매량을 기록하면서 실적 기준으로도 브랜드 랭킹 100위 권에 진입했다.
메리제인슈즈, 레인부츠 등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브랜드 ‘락피쉬웨더웨어’도 이번 행사를 거쳐 성장에 탄력을 받았다. 행사 기간 락피쉬웨더웨어 거래액은 지난 여름 무진장 기간과 비교해 27배에 이상 증가했다. 무진장의 일환으로 단독 라이브 방송을 진행한 지난 1일에는 4000점 가량의 상품을 판매하며 약 3억원의 일매출액을 기록했다.
무신사 관계자는 “시그니처 특가, 선착순 특가, 라이브 커머스 등 다양한 경로에서 특가를 선보인 것이 참여 브랜드의 거래액 상승으로 이어졌다”며 “특히 올해는 처음으로 오프라인 팝업을 진행해 마케팅 및 세일즈 측면에서 시너지 효과가 뚜렷했다”고 말했다.
무신사는 잇달은 흥행을 바탕으로 무진장 블랙 프라이데이를 여름과 겨울 두 차례에 걸친 대형 정기 세일 행사로 정례화한다는 방침이다. 무신사 관계자는 “무진장 세일이 지난 겨울 시즌에는 아우터 판매 부진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패션 브랜드에게 돌파구가 되었다면, 여름에는 비수기를 극복하고 성장세를 이어나갈 수 있는 행사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전했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