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구청이 ‘이태원 참사’ 이후 유튜버들이 무단방문해 몸살을 앓고 있다. 용산구청에 근무 중인 공무원들은 고성과 몸싸움, 욕설에 대해 불안을 호소했다. 행정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방문한 구민들의 안전상 문제도 제기됐다.
13일 쿠키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용산구청 지하주차장 앞과 2층 민원실 출입구 등에 유튜버들이 한 달간 무단으로 출입하고 있다. 이들은 동의 없이 촬영을 진행해 구청직원의 초상권 침해가 커지고 있다.
또 전날 지하주차장 앞에서도 촬영 자리를 두고 언성을 올리며 싸웠다. 구청직원들은 이를 말리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결국 이들은 용산구청 인근 도로로 나가 끊임없이 싸움을 벌여 구청직원들이 이를 해산시켰다.
용산구청을 방문한 구민들은 싸움 장면을 굳은 표정으로 바라보거나 이를 피했다. 일부 구민들은 고개를 내젓는 모습을 보였다.
용산구청 관계자는 유튜버들의 이 같은 행동에 당혹스럽다는 입장이다. 특히 용산구청 인근에서 싸움이나 욕설 등이 나올 때 심적인 부담이 생긴다는 설명이다.
구청관계자 A씨는 “거의 매일같이 구청 인근에 등장해 촬영하고 있어 불안하고 부담스럽다”며 “간혹 고성이나 몸싸움 등이 발생하면 깜짝 놀란다. 심적으로 큰 부담을 받는다”고 말했다.
유가족들의 안전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유가족들은 지하주차장 입구에서 시위를 이어가고 있어 차량이 나가고 들어올 때 안전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용산구청은 유가족과 유튜버, 구청직원 간 충돌 발생을 우려해 한 달 전부터 정문까지 폐쇄한 상태다.
구청관계자 B씨는 “유가족분들이 지하주차장 코너 인근에 서 있어 안전상 문제가 커지고 있다”며 “정문도 사실상 사용이 불가능해졌다. 안전 관리를 위해 구청직원들이 돌아가면서 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김성철 용산구의원은 유튜버들의 행태와 유가족의 안전, 구청직원의 인권 문제를 좌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는 유가족과 구민의 안전 위협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날 현 상황에 대해 “구민의 권리와 구청직원들의 인권이 유튜버의 수익창출 행위에 볼모로 잡힌 상황”이라며 “일부 유튜버들이 유가족의 시위를 악용해 영리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유가족의 시위 위치인 지하주차장 입구는 커브 길로 안전문제가 큰 장소”라며 “용산구청을 둘러싸고 관계자들이 모두 상처를 받는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임현범 기자 limhb9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