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지난해 경기도교육청의 ‘유해도서 폐기’ 논란이 재조명되고 있다. 당시 유해도서에 지목돼 폐기된 도서에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가 포함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논란이 커지자 경기도교육청은 11일 별도 설명자료를 통해 “특정 도서를 유해도서로 지정하고 폐기를 지시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도교육청은 “지난해 11월 학생들의 올바른 가치관 형성을 위해 부적절하다고 판단되는 내용이 포함된 도서에 대해서는 학교도서관운영위 협의에 따라 적합한 조치를 취하도록 요청한 바 있다”면서 “그 결과 각급 학교에서는 학교도서관운영위원회를 통해 폐기 도서를 선정했고, 한 학교당 1권 정도인 약 2500권이 학교도서관에서 폐기됐다”고 밝혔다. 각급 학교 차원에서 자율적으로 결정한 사안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면서 “이 가운데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의 작품은 1개 학교에서 2권만 폐기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했다. 다만 이 과정에서 도교육청은 여러 의견이 담긴 관련기사 링크를 참고용으로 제공했다고 덧붙였다.
도교육청은 “따라서 경기도교육청이 특정도서를 유해 도서로 지정하고 폐기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도교육청의 이 같은 해명에도 이날 경기도의회 더불어민주당은 논평을 통해 “2023년 경기도내 초·중·고 도서관에서는 청소년들에게 유해한 책이라며 2500여권을 폐기했는데, 이 가운데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가 포함된 것”이라며 “폐기된 도서 중에는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인 주제 사라마구의 ‘눈먼자들의 도시’, 이상문학상을 받은 최진영 작가의 ‘구의 증명’, 독일에서 올해의 과학도서상을 받은 ‘사춘기 내 몸 사용 설명서’ 등도 폐기됐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이 같은 (폐기)배경에는 경기도교육청이 구체적으로 성관련 유해도서 기준도 없이 ‘청소년유해매체물 심의기준’과 관련기사 목록을 일선 학교에 보낸 공문에 첨부했는데, 이 자료에는 보수 학부모단체가 ‘부적절한 성교육 도서를 폐기하라’며 개최한 기자회견 관련 기사가 포함됐다”며 도교육청을 원인 제공자로 지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