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차녀 최민정씨가 미국인 해병대 예비군 장교 케빈 황씨와 백년가약을 맺었다. 이날 최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도 이혼 후 처음으로 대면해 하객을 맞았다.
차녀 최씨와 황씨는 13일 오후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호텔 비스타홀에서 화촉을 밝혔다. 이날 결혼식은 사전에 초청장을 받은 하객만 입장이 가능하도록 출입로를 통제한 채 비공개로 진행됐다. 약 500명 안팎의 하객이 참석한 것으로 추정됐다.
최씨는 지난 2014년 재벌가 딸로는 이례적으로 해군 사관후보생으로 자원입대해 주목은 받은 바 있다. 중국계 미국인인 황씨는 미국 인디애나주에서 태어나 하버드대, 스탠퍼드대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졸업하고 미 해병대 예비군 장교로 캘리포니아에서 복무 중이다.
두 사람은 미국 워싱턴 D.C.에서 이웃 주민으로 만나 군 복무 경험을 공유하며 가까워졌고, 예비 신랑이 2020년 10월부터 약 9개월 간 한국에서 주한 미군으로 복무하면서 인연을 더 깊게 발전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재벌가의 흔치 않은 국제결혼인 데다,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 소송 이후 치러진 혼사라는 점에서 많은 관심이 집중됐다. 노 관장이 본식 2시간 전인 오전 11시경 먼저 식장에 도착했으며, 잠시 후 최 회장이 다른 차량으로 지하 3층을 통해 들어섰다. 두 사람은 신부 측 부모석에 나란히 자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결혼식에는 재계 총수들도 대거 참석했다.
최 회장의 동생인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과 최기원 SK행복나눔재단 이사장, 사촌인 최신원 전 SK네트웍스 회장,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등 SK가(家) 인사들이 일제히 참석했다. 노 관장의 동생이자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의 아들인 노재헌 동아시아문화센터 원장도 자리했다.
4대그룹 총수 중에는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낮 12시20분경 가장 먼저 도착했으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12시48분경 입장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초청장을 받았으나 사정이 있어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이재현 CJ그룹 회장,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조현상 HS효성 부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정기선 HD현대 부회장, 허용수 GS에너지 사장, 이웅렬 코오롱 명예회장 등도 참석해 결혼을 축하했다.
또,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사장, 나경수 SK지오센트릭 사장,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 이석희 SK온 사장, 추형욱 SK E&S 사장 등 SK그룹 계열사 대표들도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