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업계도 AI 활용한다…“판매량 예측·재고 관리 수월”

명품업계도 AI 활용한다…“판매량 예측·재고 관리 수월”

기사승인 2024-10-17 15:28:21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연관 없음. 쿠키뉴스 자료사진

세계 명품 업계가 AI(인공지능)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기계로 출하량을 예측해 재고 문제를 해결하고 AI를 통해 제품을 디자인하는 것이다.

17일 AI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컨설팅업체 베인앤드컴퍼니는 최근 ‘고가품과 기술, AI: 조용한 혁명’ 보고서에서 유명 명품산업 협회인 프랑스의 ‘코미테 콜베르'(Comite Colbert)’와 공동 진행한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코미테 콜베르는 샤넬, 에르메스, 루이뷔통 등 글로벌 명품 브랜드 90여곳이 가입한 단체다.

보고서에 따르면 ‘향후 3년간 AI를 10대 중점 사업 중 하나로 삼고 있다’고 답변한 코미테 콜베르의 회원 브랜드는 전체의 38%다. ‘AI가 3대 사업에 속한다’라고 답변한 곳은 3%였다. 회원 브랜드 10곳 중 4곳이 AI를 핵심 과업으로 꼽은 셈이다. ‘주요 사업 중 하나로 AI를 추진한다’는 브랜드는 44%였다.

보고서는 “특히 대형 명품 브랜드(연매출 4조4000억여원 이상)는 AI가 중점 사업 중 하나라고 답한 경우가 78%에 달했다”며 “조사에 응한 브랜드들은 평균 5개 이상의 AI 도입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AI의 사용처(use case)로는 브랜드 60%가 ‘판매량 예측 도구’를 도입 또는 테스트 중이라고 밝혀 가장 인기가 높았다. 직원 역량 강화를 위한 ‘AI 기반의 내부 지식·정보 관리’는 53% 응답률로 2위였다.

△마케팅 콘텐츠의 자동 생성(50%) △재고 할당(50%) △판매 직원과 고객 사이의 개인화 소통(46%)도 상위권에 올랐다.

이 밖에 도입 및 테스트 답변이 20∼30%대인 AI 사용처로는 △모조품 단속(35%) △제품 디자인 활용(34%) △챗봇 도입(29%) △운영 자동화(28%) 등이 있었다.

보고서는 명품 업계의 AI 활용 실태에 ‘쏠림’ 현상이 있다고 진단했다. 예컨대 판매량 예측이나 재고 할당 등 현재 인기가 높은 AI는 2010년대에 개발된 빅데이터 기반 기술로, 시장의 검증과 신뢰도가 충분히 쌓인 상태다.

반면 ‘챗GPT’로 대변되는 최신 생성 AI(사람 같은 콘텐츠와 지식을 생성하는 AI)는 마케팅 콘텐츠 제작 같은 소수 사례를 제외하고는 도입 실적이 미미한 상황이다.

업계는 애초 명품 산업이 디자인과 사업 노하우 등 지적재산(IP) 보호를 중시하기 때문이라고 해석한다. 생성 AI를 쓰려면 AI에 내부 데이터를 최대한 많이 입력해 재훈련을 시켜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자사 IP가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만만찮다는 것이 베인 측의 설명이다.

브랜드를 재정립하는 명품 브랜드도 AI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지난달 MCM은 간담회를 열고 본격적으로 ‘디지털 노마드’를 공략한다고 밝혔다. 당시 MCM은 “메타버스와 AI 등을 활용해 패션과 더불어 라이프스타일을 다루고 있는 MCM이 디지털 역량을 강화해 미래지향적 라이프스타일을 선보일 것”이라고 전했다.

업계는 최신 AI를 활용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명품업계 관계자는 “제품 디자인과 개발 단계에서도 최신 AI를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명품 브랜드의 가장 큰 골칫덩어리는 재고 관리인데, 수요를 예측해 판매할 수 있는 만큼의 제품을 생산하는 데에도 아주 유용하게 사용된다. 앞으로도 더 많은 영역에서 AI가 사용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심하연 기자
sim@kukinews.com
심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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