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45년 10월 12일은 한국 천주교회사에서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한국인 최초의 사제가 된 김대건 신부가 중국에서 서품을 받고 한국의 ‘강경 황산포’에 도착한 날이다.
1821년 충청도 당진에서 태어난 김대건은 15살에 선교사들을 만나 세례를 받고 중국 마카오로 건너가 신학을 공부했다. 1845년 8월, 중국 상해 금가항 성당에서 사제서품을 받은 그는 10월 12일 강경 황산포 부근에 도착해 감격스런 첫 미사를 봉헌했다.
이에 강경성당(충남 논산시 강경읍)은 지난 12일 한국인 최초의 사제 성 김대건 안드레의 도착을 기념하는 ‘제179주년 김대건신부 강경 오신 날’ 축제를 준비했다,
행사는 오후 6시 황산등대에서 출발하고 구순오의 집으로 이어지는 ‘김대건 신부 마중 행사’로 시작됐다. 강경두레농악팀이 선두를 이끌고, 김대건 신부와 서양신부들에 이어 강경성당 신자와 주민들이 조선시대 의상을 갖춰 입고 진행되는 재연행사다.
마중행렬에 이어 특별미사와 축하공연이 이어지고 저녁 8시에는 이번 축제의 백미 ‘1845라파엘’의 공연이 막을 올렸다.
이에 성가극 ‘1845라파엘’의 극본와 연출을 맡은 공연방송작가이자 공연연출가인 조수연 씨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어떤 내용인가
-1845년 8월, 중국 상하이에서 신부 서품을 받은 김대건 신부가 온갖 시련을 이겨내고 서해바다를 건너 강경에 도착한 뒤, 첫 미사까지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이번 공연에서 강조하고 싶은 점
-강경콘텐츠를 만들고 싶었다.
영화 '탄생'에서도 언급된 내용이지만 ‘김대건 신부’는 단순한 종교인, 가톨릭이란 종교 안에만 가둘 수 없는 인물이다. 조선인으로선 처음 서양 언어를 익히고 체계적인 서양 교육을 받았으며 선각자고 모험가였다. 물론 이런 내용을 이번 공연에 반영하진 않았지만 그런 인물이 강경과 깊은 관련이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었다.
강경이란 지역사회에서 이러한 역사를 이해하고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된다면 좋겠다.
또 이번 공연 특징은 실경공연이다. 성당 경내에 영화 ‘탄생’의 소품으로 사용된 라파엘호 목선이 자리잡고 있다. 2백여년 전 사용되던 선박과 같은 모델이라고 한다.
1845라파엘은 그 배를 활용한다. 커다란 두 개의 돛대 사이에 대형 스크린이 자리하고, 배 위에는 연기자들이, 배 아래에 성가대, 그리고 그 밑에 CPBC오케스트라 앙상블의 현악4중주단이 자리한다. 얼핏 보면 대형 제단과 같은 형상을 하고 있는데 우리 공연의 이미지와도 맞다고 생각해서 결정한 것이다.
이번 축제가 강경콘텐츠란 점이 눈에 띤다.
-에코 뮤지엄이란 개념이 있다.
기존 전통적인 개념의 박물과는 달리 특정 지역 생활문화와 자연이나 유물 가치의 지역을 관리하고 육성하는 야외 박물관이다. 지역주민이 주체적으로 참여한다는 측면에서 지역사회의 발전에 기여한다.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이나 일본에서 자치단체와 지역 활동가들이 마을만들기 기법으로 활용되고 있다. 오늘날 강경에 반드시 필요한 개념이다.
근대화 공간이란 곳들이 곳곳에 있지만 1년 한 번쯤 있는 야행축제 때 부분적으로 활용될 뿐, 어느 곳에서도 아무 일도 안 일어난다.
문제는 이런 현상에 대해서 아무도 걱정을 하고나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다.
자치단체나 주민들의 정서가, 지역소멸 같은 문제에 관심이 없다. 그게 나와 무슨 상관이냐는 태도다. 누군가는 발 벗고 나서야 한다.
출연자는 모두 신자인가
-아니다. 성당 내에서의 단순 행사라면 그렇게 하겠지만 일반 대중을 초대하는 공연인지라 완성도 생각을 안할 수 없었다. 그래서 공연 해설자(내레이션)으로 MBC격동50년, 불멸의 이순신에서 신뢰감 있는 목소리로 잘 알려진 성우 김종성씨가 함께 하고, 김대건 신부를 비롯한 중요 배역은 대전을 중심으로 할동하는 연극배우 권영국, 방재윤, 신현재, 정선호, 정준영 씨 등이 함께 한다, 또 공연에는 성가 10여곡이 나오는데 대전 CPBC오케스트라 앙상블팀이 함께했다.
내년 180주년 행사계획
-올해보다 더 확장되고 쳬계적인 준비로 김대건 신부 강경오신 날 180주년이 되길 바란다.
다만 이런 행사에는 적지 않은 비용이 발생하는데 성당 자체만의 힘으론 역부족이다. 지역사회는 물론 언론 및 출향인사들까지 힘을 보태주시면 좋겠다.
앞에서 말씀 드렸지만 이는 단순히 가톨릭을 지지하느냐의 문제가 아닌 우리지역의 역사고, 문화콘텐츠의 문제로 봐야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