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국악협회가 ‘기생집’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제명을 촉구했다. 민주당이 침묵할 경우, 여의도 앞에서 투쟁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국악협회는 18일 성명을 내고 “양 의원 한 사람의 발언으로 우리는 ‘기생’이 됐고, 참을 수 없는 모욕감으로 분노가 치민다”며 “민주당은 더 이상 침묵하지 말고 제명·출당 조치를 신속하게 처리하라”고 말했다.
국악협회는 양 의원이 ‘기생’ 발언 나흘 만에 자신의 SNS에 사과문을 게재한 후, 이튿날 ‘어떤 탄압이 있어도 무소뿔처럼 진보하겠다’고 한 것에 대해서 “불난 집에 기름을 붓는 격”이라고 질타했다. 이들은 “양 의원은 좋은 의도 운운하며 자신의 발언을 정당화하고 있다”며 “사과를 하는 것인가, 억울함을 호소하는 것인가. 여전히 국악인을 무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을 향한 경고도 내놨다. 국악협회는 “100만 국악인들은 전통을 이어간다는 자부심으로 살아왔는데, 국회의원 한 사람의 발언으로 우리의 자부심은 추락했다”며 당 차원의 사과를 요구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이번에도 침묵한다면, 100만 국악인들이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필요하다면 국악인들은 여의도로 향할 것이다. 민주당은 국악인들을 아스팔트로 내몰지 않길 바란다”고 목소리 높였다.
국악협회는 오는 19일부터 이틀 동안 열리는 전국국악대제전 이후 구체적인 대응방안을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양 의원은 지난 10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지난해 4월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국악인들의 공연을 한 것을 두고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정승판서 앞에서처럼 공짜 공연을 시키느냐. 이분들(공연자들)이 기생인가”라고 말해 논란이 됐다. 이에 국악인 20여명은 지난 14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양 의원을 향해 사과를 요구했다.
양 의원의 막말 논란은 처음이 아니다. 양 의원은 앞서 언론연대 사무총장 시절인 지난 2008년 ‘이명박과 노무현은 유사불량품’이란 제목의 칼럼에서 “국민 60~70%가 반대한 한미FTA를 밀어붙인 노무현은 불량품”이라고 비하해 물의를 빚었다. 또 ‘미친 미국소 수입의 원죄는 노무현’이란 다른 칼럼에선 “낙향한 대통령으로서 우아함을 즐기는 노무현씨에 대해 참으로 역겨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라고 발언해 논란에 휩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