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들이 이용자들의 목돈 소비를 겨냥한 카드를 내놨다. 경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백화점 등과 제휴해 소비를 촉진하는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8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최근 롯데카드와 삼성카드는 백화점과 명품 판매업체와 제휴한 카드를 출시했다. 신한카드‧하나카드‧BC카드는 기존 제휴카드로 백화점을 이용하면 혜택을 주는 행사를 시작했다. 출시된 카드와 행사는 고액 결제와 대면 결제에 혜택이 집중돼 있다.
롯데카드는 지난 15일 명품을 직매입해 판매하는 이커머스업체인 오케이몰과 제휴해 ‘오케이몰X디지로카’ 카드를 출시했다. 국내외 가맹점 1.2% 할인에 더해 연 최대 6만원까지 오케이몰 결제액을 할인받는 상품이다. 첫해 오케이몰에서 50만원 이상 결제하면 결제 건당 3만원씩 할인해 준다. 다음 해부터는 지난해 카드 이용금액이 1200만원 이상이어야 이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삼성카드도 같은날 신세계백화점 대면 결제에 특화된 ‘신세계 신백리워드 삼성카드’를 선보였다. 국내외 가맹점 결제액의 최대 3%를 신세계백화점을 방문해 쓸 수 있는 리워드로 적립해 주는 상품이다. 신세계백화점‧이마트‧트레이더스 홀세일 클럽에서 5만원 이상 결제하면 2~3개월 무이자할부 혜택도 제공한다.
여기에 신한카드‧하나카드‧BC카드는 ‘오메이징 카드 페스타’에 참여했다. 지난 17일부터 오는 27일까지 기존 신세계백화점 제휴카드로 결제하면 리워드를 적립해 주는 행사다. 캐시백과 무이자할부 등 다른 혜택도 마련됐다.
새로 출시된 카드는 고소득층이 이용하는 프리미엄 카드와는 차이가 있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늘 고액을 결제하는 고객이라면 프리미엄 카드를 쓸 것”이라면서 “평소에는 일반 카드로 쓰고 고가의 명품이나 비싼 상품을 살 때 혜택을 보고자 하는 고객을 위한 카드”라고 설명했다. 삼성카드 관계자도 “카드혜택과 백화점 혜택을 함께 제공해 만족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카드사들은 백화점 제휴카드 등을 통해 불경기 속에 이용자 저변을 확대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신용카드학회장을 맡고 있는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고물가로 소비 여력이 줄어들었기 때문에 내놓은 유인책”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카드사 입장에서는 매출이 늘어야 수익성 보장이 되는데 (고소득층을 위한) 프리미엄 카드는 저변 확대에 한계가 있다”면서 “카드 소비 증가율이 둔화되는 양상도 있어 일반카드로 소비를 촉진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상반기 카드 소비 증가폭은 지난해에 비해 줄었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발표한 ‘상반기 국내지급결제동향’을 보면 상반기 일평균 지급카드 이용규모는 3조4000억원으로 전년동기 3조3000억원에 비해 3.9% 증가했다. 한은은 “민간소비 회복세 지연 영향”으로 전년동기(8.4%)보다 증가폭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대면 결제에 혜택을 주는 이유도 여기 있다. 고액의 가구나 가전제품을 사는 이들은 직접 백화점 등을 방문할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 대면으로 카드를 사용하는 비율이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다. 같은 자료를 보면 전년동기 대비 이번 상반기 대면지급은 1% 감소했고, 비대면지급이 2.4% 증가했다.
카드업계는 이러한 고액결제 혜택이 무이자할부 기간 확대와 맞물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큰 금액 결제가 부담스러운 고객들이 있다 보니 무이자 혜택도 연관이 있을 것”이라며, 이용자 확대를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