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5일부터 보험개발원이 만든 ‘실손24’ 앱으로 실손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게 된다.
2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개발원과 업계가 구축한 실손보험금 청구 전산화 시스템인 실손24가 25일부터 시행된다. 병원 데스크에서 서류를 받아 보험사에 제출할 필요 없이 바로 보험사에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는 앱이다.
실손24는 지난해부터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토스가 제공하고 있는 보험금 청구 기능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네이버 등 핀테크 서비스는 기본적으로 병원에서 받은 서류를 사진 찍어 해당 앱에 올리는 방식이다. 제휴를 맺은 보험사에 따라 서류를 제출하지 않아도 전산화 처리가 가능한 경우도 있지만 일부다. 이와 달리 실손24는 소비자가 병원에서 직접 서류를 뗄 필요 없이 보험금 청구를 앱 하나로 할 수 있도록 출시됐다.
특히 여러 보험사 상품에 가입한 개인 고객이라면 더 유용하다. 기존 핀테크 서비스는 고객이 일일이 보험사가 어디와 제휴돼 있는지 찾아봐야 했다. 실손24로는 모든 보험사에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다. 실손24 앱을 개발한 보험개발원 관계자는 “모든 보험사가 제휴돼 있다”면서 “원하는 경우 보험사 자체 앱으로 연결도 선택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핀테크 서비스를 직접 사용해 본 결과(21일 기준) 네이버페이가 제공하는 보험금 청구 서비스는 29개 보험사가 대상이었다. 보험금을 청구할 수 없는 보험사는 13개다. 대형 보험사인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메리츠화재를 포함해 흥국생명‧미래에셋생명‧신한생명‧캐롯손해보험 등이 제외됐다.
카카오페이가 제공하는 병원비 청구 서비스는 38개 보험사를 대상으로 한다. 네이버페이에서 신청할 수 없었던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메리츠화재 등 보험사에 병원비를 청구할 수 있다. 다만 손해보험사 점유율 1위인 삼성화재가 빠져 있다. 이외에도 신한EZ손해보험과 iM라이프 등은 카카오페이로 병원비를 청구할 수 없다.
토스가 제공하는 병원비 돌려받기 서비스는 33개 보험사가 대상이다. 카카오페이에서 신청할 수 없었던 삼성화재, 신한EZ손해보험, 네이버페이에서 신청할 수 없었던 우체국 보험에 더해 교직원공제회까지 신청할 수 있다. 하지만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 대형 생명보험사가 모두 빠져 있다.
실손24의 단점도 존재한다. 실손24는 오는 25일부터 받은 진료내역만 처리할 수 있다.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 토스로는 최대 3년 전 진료내역까지 신청할 수 있다. 시간이 지난 후에 보험금을 청구하는 경우라면 실손24보다는 핀테크 서비스가 유용한 셈이다.
확보 병원 수도 문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9일 보험금 청구 전산화는 병상 30개 이상 병원부터 도입된다고 밝혔다. 보험개발원은 올해 안으로 병상 30개 이상 병원과 보건소 중 절반 정도만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에 참여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지난 10일 국정감사에서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에 병원의 참여가 저조하다는 지적에 “최근에 전자의무기록(EMR) 업체 중에서 상당히 큰 규모를 포함해 비용 문제를 보험사와 합의했다”며 “관리하는 병원을 다 포함하면 보건소를 제외하더라도 저희 계산으로는 청구 건수 기준 67% 정도, 병원 기준 34% 정도 참여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숫자가 상당히 개선될 여건을 마련해 가고 있다”며 “25일 시행 때는 부족한 상태로 시행될 수밖에 없지만 내년 시행 과정에선 차질 없도록 준비하겠다”고 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