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계 살려 ‘제2의 한강’ 찾는다…출판물 제작 시 최대 30% 세금 감면 [법리남]

문학계 살려 ‘제2의 한강’ 찾는다…출판물 제작 시 최대 30% 세금 감면 [법리남]

한강, 노벨상 수상에 출판업계 호황
전년 같은 기간 대비 소설‧시‧희곡 판매량 49.3%p↑
정성호 “출판콘텐츠 시장에 활기 불어넣겠다”

기사승인 2024-10-24 06:00:08
지난 11일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광화문점에 마련된 한강 작가 코너에서 시민들이 한강 작가의 작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유희태 기자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를 잇는 ‘제2의 한강’ 발굴을 위한 국회 차원의 입법이 추진된다. 출판업계 세금 감면 등을 통해 문학계의 ‘한강 신드롬’을 계속 이어나가겠다는 취지다.

지난 10일(현지시간) 스웨덴 한림원은 한강 작가를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아시아 여성으로서 처음이고 유색인종 여성으로서 두 번째 수상이다. 노벨문학상 수상자는 총 121명으로 여성 수상자는 한강 작가를 합쳐 18명이다.

출판업계는 한강 신드롬에 따라 오랜만에 호황을 맞고 있다. 지난 16일 오전 9시 기준 종이책은 예스24가 43만2000부, 교보문고가 36만부, 알라딘이 24만부를 판매했다. 예스24에 따르면 수상이 발표된 지난 10일부터 16일까지 국내도서 전체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7%p 상승했다. 특히 한강 작가 저서를 제외한 집계를 살펴보면 소설‧시‧희곡 분야 판매량은 전년도 같은 기간 대비 49.3%p 증가했다.

다만 윤석열 정부에선 출판 사업에 대한 지원을 줄이고 있는 게 현실이다. 올해 문화체육관광부의 출판산업 지원 관련 예산은 45억원과 국민독서문화 확산 예산 59억8500만원이 삭감됐다.

문체부는 한강 작가 수상을 계기로 내년도 문학 분야 진흥예산을 대폭 증가시킬 예정이다. 문학 분야 진흥예산을 2024년 대비 7.4%p 증가한 약 485억원으로 편성했고 문학나눔 도서보급 사업도 20%p 증액한 48억원으로 올렸다.

정부가 내년도 예산을 증액하면서 국회의 정책 입법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강 작가 수상 후 가장 먼저 출판업계 지원 법안을 내놨다. 정 의원은 지난 7월부터 출판인 단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관련 법안을 마련했다.

정 의원이 내놓은 ‘조세특례제한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따르면 출판콘텐츠 제작비용에 대한 세액을 감면해 출판업계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또 교육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 출판콘텐츠에 대해 추가적으로 세제 혜택을 준다.

중견기업은 출판콘텐츠 제작비용에 대해 10%까지 감세 혜택을 받을 수 있고 중소기업은 15%까지 가능하다. 수험서와 참고서 등 학습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 출판물의 경우 중소기업은 15%, 일반기업이 10%까지 추가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중소기업의 경우 최대 30%까지 세제 혜택이 가능한 셈이다.

이는 조세특례제한법 제25조의8에 신설되는 내용으로 공제대상 출판콘텐츠는 출판문화산업진흥법 제2조제3호에 따른 간행물과 4호에 따른 전자출판물에 한정된다. 소비자에게 제공된 과세연도의 소득세 또는 법인세에서 공제받을 수 있다.

정 의원은 23일 쿠키뉴스에 “콘텐츠 제작에 대한 세제지원은 방송‧영화 같은 영상물 분야에 한정돼 있다”며 “K-콘텐츠의 경쟁력을 이어가려면 그 원친이 되는 출판물 제작에 대한 세제지원이 시급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뿐만 아니라 김주혜 작가의 러시아 톨스토이 문학상 수상 등 우리 문학 작품 수준은 이미 세계적 경쟁이 가능한 레벨에 도달했다”며 “이번 개정안이 통과되면 최대 30%에 달하는 세제지원으로 침체된 출판콘텐츠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다. 제2의 한강‧김주혜 작가처럼 유망한 작가들의 작품을 더 쉽게 만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추가 대안 마련으로) 이번 정부에서 폐지되거나 삭감된 독서‧서점‧도서관‧출판 관련 예산을 복원하는데 힘쓰겠다”며 “올해 들어 사라진 국민독서문화증진 지원사업이나 지역 서점 문화활동 지원 사업 등 축소된 예산을 복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윤상호 기자
sangho@kukinews.com
윤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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