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업계, ‘경영권 분쟁’ 고려아연 반도체 황산 품질 유지 우려

반도체업계, ‘경영권 분쟁’ 고려아연 반도체 황산 품질 유지 우려

기사승인 2024-10-29 13:38:42
서울 종로구 고려아연 본사. 연합뉴스

고려아연 반도체 황산 주요 고객사를 포함해 반도체업계가 황산 품질 유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지속해 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달 이상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고려아연에 대한 우려인 것으로 풀이된다.

고려아연은 29일 자료를 통해 “반도체업계가 품질 유지에 대한 우려를 지속적으로 나타내고 있다”며 “이들은 반도체 황산이 매우 중요한 소재이며, 또한 지속적이고 전문적인 품질관리가 필요하고 미래 수요를 대비한 고려아연과 반도체업계의 긴밀한 협의가 매우 절실한 소재”라는 데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

고려아연에 따르면 한 반도체 고객사는 “반도체 제품 및 공정 난이도가 증가함에 따라 황산 품질에서 특이점이 발생 시, 반도체 생산 및 품질관리에 심각한 손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고려아연 반도체 황산의 안정적인 공급과 품질 유지가 중요하다”고 전해 왔다. 또, “귀사(고려아연)의 황산품질 미세변동으로도 당사 공정 산포가 흔들리고 있을 정도”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고려아연 측은 “당사가 핵심 공급망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라며 “한 고객사는 오랜 기간 동안 고려아연의 꾸준한 증설을 통한 안정적인 공급, 협업, 품질 투자로 동반성장 및 발전을 이룰 수 있었다고 귀띔해 오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반도체 생산에 있어 반도체 황산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되고 있다.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 웨이퍼 표면의 이물질이나 불순물을 제거하기 위해선 생산과정이 고난도인 고순도 황산이 반드시 필요하다. 반도체 제조에서 초기와 후반 공정에서 필수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순도가 낮은 황산은 반도체 성능과 수율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고려아연 온산제련소는 반도체용 황산을 포함해 연간 총 140만톤(2023년 기준)의 황산을 생산, 국내에서 고순도 황산을 가장 많이 만들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에 공급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반도체 생산능력 확대를 위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있기 때문에 국내 황산 수요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다만 고려아연은 “국내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최근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사태를 우려해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 염려될 경우 국내외 다른 업체로 공급처를 다양화할 수 있다”고 우려하며, “이 경우 핵심 수요처가 사라지고 고려아연은 회사 차원에서 큰 손해를 입을 뿐만 아니라 주주가치도 크게 저하될 수밖에 없을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고려아연은 반도체 분야 외에도 이차전지 등 국내 주요 산업 밸류체인의 한축을 맡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미 지난달 고려아연의 주요 생산 제품인 아연, 연, 귀금속, 반도체 황산을 공급받는 국내외 80여 개 고객사들은 최고 수준의 제품 품질 연속성이 저해될 가능성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는 ‘고려아연 품질 유지 요청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김재민 기자
jaemin@kukinews.com
김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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