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은연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교수와 김응엽·손범석 영상의학과 교수, 김재림 세종충남대병원 신경과 교수 연구팀은 신경멜라닌 민감 자기공명영상(NM-MRI)을 활용해 렘수면행동장애 환자의 도파민 신경계 이상을 선별할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10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Brain Imaging and Behavior’에 게재됐다.
렘수면행동장애는 잠을 자면서 소리를 지르거나 팔·다리를 휘두르는 등 꿈속 행동을 실제로 보이는 질환이다. 파킨슨병과 루이소체 치매 등 퇴행성 뇌질환의 전조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지만 모든 환자가 해당 질환으로 진행하는 것은 아니다.
도파민 신경계의 기능 이상을 확인하는 검사로는 도파민 운반체 PET가 활용된다. 다만 검사 비용이 높고 시행 기관이 제한적인 데다 방사성 동위원소를 사용해야 해 모든 렘수면행동장애 환자에게 반복적으로 시행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신경멜라닌 민감 MRI를 활용했다. 신경멜라닌은 중뇌 흑질의 도파민 신경세포에 존재하는 색소로, 신경세포가 손상되거나 소실되면 함께 감소한다. MRI로 신경멜라닌의 부피와 신호 강도를 측정하면 도파민 신경세포의 손상 정도를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연구팀은 렘수면행동장애 환자 66명과 건강한 대조군 30명을 대상으로 신경멜라닌 민감 MRI를 시행했다. 렘수면행동장애 환자는 도파민 운반체 PET에서 이상 소견이 확인된 37명과 정상인 29명으로 나눠 비교했다.
분석 결과 PET 이상 환자군은 건강한 대조군보다 중뇌 흑질의 신경멜라닌 부피와 신호 강도가 유의하게 낮았다. PET 정상 환자군은 건강한 대조군과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렘수면행동장애 환자끼리 비교했을 때도 PET 이상 환자군에서 신경멜라닌 부피와 신호 강도가 더 낮게 나타났다. MRI 지표를 이용해 PET 이상 여부를 구분한 성능은 곡선하면적(AUC) 0.73~0.75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신경멜라닌 민감 MRI가 도파민 신경계 이상이 의심되는 환자를 먼저 선별한 뒤 필요한 경우 PET 검사를 시행하는 단계적 검사 전략에 활용될 가능성을 보여준 결과라고 설명했다. 다만 MRI가 기존 PET 검사를 대체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이번 연구는 한 시점의 MRI와 PET 결과를 비교한 관찰연구로, MRI가 실제 파킨슨병 발병을 예측하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추적관찰 중 파킨슨병으로 진행한 환자도 2명에 그쳐 향후 더 큰 규모의 장기 추적연구가 필요하다. 연구에 사용된 최적화 MRI 촬영기법 역시 아직 일반적인 진료 현장에 널리 보급되지 않았다.
손범석 교수는 “신경멜라닌 민감 MRI는 방사선 노출 걱정 없이 반복 검사가 가능하고 기존 뇌 MRI 검사와 함께 시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주은연 교수는 “렘수면행동장애 환자라고 모두 파킨슨병으로 진행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환자마다 질병 진행 위험이 다른 만큼 개별 위험도에 따라 검사와 추적관찰을 달리하는 맞춤형 관리 전략을 마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찬종 기자 hustlelee@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