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오후 어디선가 구청으로 적지 않은 분량의 짐 꾸러미가 배달되고서다. 10㎏짜리 쌀 30포대와 목도리 40개 그리고 짤막한 내용의 편지 한 장(사진).
'춥고 어려운 이웃에 보탬이 조금이나마 됐으면 하고요. 쌀과 목도리 조금입니다. 구 관계자 분께 번거롭게 해서 죄송합니다. 받아만 주시고 허락이 된다면 후년에도 노력해 볼게요. 감사합니다.'
글 속에는 사랑과 자비가 잔뜩 배어 있다. 겸손과 배려가 솔솔 흘러나온다. 누가 봐도 따뜻한 마음의 소유자임을 알 수 있다. 편지가 공개되면서 구청 직원들의 입에서는 “아직도 세상을 살 만하다” “가슴이 찡하다” “하늘에서 천사가 보내셨나” 등 감사와 찬사들이 나왔다.
덕양구는 이날 보내온 쌀과 목도리를 ‘익명의 천사’의 따뜻한 인정을 함께 담아 관내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 독거노인, 장애인가구, 한부모가정 등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김순철 시민복지과장은 “자신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어려운 이웃들에게 선행을 베푸는 이런 분들로 인해 이번 겨울은 더 따뜻할 것 같다”면서 “꼭 필요한 곳으로 잘 나눠 어려운 이웃들에게 큰 힘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고양=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수익 기자 sag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