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사고의 직격탄을 얻어맞은 인천 항동7가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 주변 상가 주인들이 아우성을 지르고 있다. 세월호의 출발지이자 도착지인 이곳에 사고 발생 이후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기며 가게마다 개점휴업 상태를 지속하고 있는 것이다.
사고 발생 열흘째인 25일 터미널 앞 대로변 풍경은 이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평소 같으면 사람들로 북적거려야 할 거리가 한산하기만 하다. 길가에 관광버스가 길게 늘어서 있어야 할 점심시간임에도 음식점마다 손님 찾아보기가 어려울 정도다.
터미널 앞 한 횟집 여주인은 “오늘 잡혀 있던 손님 110명 예약이 취소됐다”면서 “이러다간 가게 문을 닫아야 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세월호 사고 이후 청해진해운이 독점 취항하던 제주 노선이 완전히 없어졌다. 거기다 연안여객터미널과 인근 유람선터미널을 통해 인근 섬으로 나가던 나들이객들도 완전히 사라졌다. 그러다보니 인근 상가 손님들이 끊길 수밖에 없다.
연안여객터미널 앞의 다른 음식점 주인은 “정말로 죽을 맛인데, 어디 대놓고 불평도 할 수 없는 입장이라 더욱 답답하다”면서 “‘벙어리 냉가슴 앓듯 한다’는 속담이 우리를 두고 하는 말일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금도 차가운 바닷속에 있을 아이들을 생각하면 눈물이 나는데 우리 장사 안 된다고 불평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앞으로 이른 시일 안에 이곳 상가의 경기가 회복되기 어려울 거라는 전망이 상인들의 한숨을 더욱 깊게 하고 있다. 지금부터의 성수기에 이어 여름 대목을 통해 거의 ‘1년 농사’를 짓는데 성공은 이미 물 건너 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한 상인은 “진도와 안산뿐 아니라 여기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해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천=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수익 기자 sag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