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니아는 지난 7월 ‘뉴트리불렛’의 한국 내 독점 판매권을 확보하고 2만5000RPM의 고속주서기의 국내 공급을 시작했다. 한샘의 경우는 자사의 첫 생활가전 제품으로 진공 기능까지 겸한 ‘오젠’을 론칭하면서 블렌더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먼저 시장에 진입한 리큅도 11월 신형 ‘미니블렌더’ 출시를 예고한 상태다.
중견기업에 이어 대기업까지 블렌더를 출시하면서 그동안 ‘짜먹는 원액기’와 ‘갈아먹는 블렌더’로 양분된 건강주서기 시장에서 블렌더가 대세가 되는 모양새다.
최근 수년간 디톡스, 해독주스 등이 유행을 타면서 가정에서도 건강주스를 챙기려는 주부들이 급속도로 늘어났다. 이 덕에 고성능 블렌더나 원액기의 매출도 급성장했다.
건강주스의 가장 큰 수혜 주는 휴롬이었다. 2010년 600억원의 매출이 지난해 3200억원을 기록했다. 원액기 열풍을 이끌며, 건강한 주스는 짜먹는 주스라는 공식을 만들기도 했다.
휴롬은 ‘저속착즙’ 기술을 도입, 저속으로 지그시 눌러짜 첨가물 없이도 맛과 영양을 살린 주스로 홍보하면서 독보적인 위치에 올랐다. 1800억원(2014년 기준)으로 추산되는 국내 블렌더, 믹서기, 원액기 시장 대부분도 휴롬이 점유하고 있다.
비교 대상이 되던 리큅의 경우, 지난해 480억원의 매출엔 블렌더도 한 몫을 했다. 100만~200만원 하는 바이타믹스나 블랜텍 같은 미국제품과 견주면서 국내 중소가전 최초로 프리미엄 블렌더 시장을 열었다. ‘짜먹는 주스 VS 갈아먹는 주스’ 이슈를 생산하면서 블렌더의 유용성을 알리긴 했지만, 휴롬과 견주기엔 차이가 있었던 게 사실이다.
한편 업계에서는 위니아와 한샘이 가파른 성장세의 원액기가 아닌 블렌더를 택한 이유를 관심 깊게 보며, 크게 두 가지 이유를 꼽았다.
첫 번째는 ‘건강’이다. 지난해 한 방송을 통해 ‘짜먹는 주스’가 ‘갈아먹는 주스’에 비해 인슐린 분비가 늘어나 인슐린 저항성을 일으키고 당뇨병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결과가 방영됐다. 또 갈아먹을 경우 불용성·수용성 식이섬유가 60배나 더 많은 것으로 알려지며 껍질채 갈아먹어야 몸에 더 좋다는 사실이 증명됐기도 했다.
고도비만이나 당뇨병 환자는 피하고 과일보다 야채의 비율을 더 높이면 된다곤 하지만, 껍질을 그냥 버리는 원액 주서기로는 ‘아킬레스건’이다. 그래서 리큅, 위니아, 한샘 모두 “원액보다 더 건강한 주스를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마케팅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휴롬은 이 부분에 있어 딱히 마땅한 논리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두 번째는 '시장성'이다. 원액기는 즙을 짜는 용도 외에도 별도 활용도가 없다. 반면 블렌더의 경우 다양한 식음료의 제조에 활용할 수 있다. 일반 음료매장이 원액기가 아닌 블렌더를 사용해 대부분의 음료를 만드는 것을 보더라도 블렌더가 훨씬 넓은 소비층을 확보할 수 있다.
또 현재는 업체 모두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B2C 시장에 주력하고 있지만, 향후 신제품 출시를 통해 기존 미국산 바이타믹스 등이 차지한 프렌차이즈 B2B 시장에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휴롬 중심의 건강주서기 시장이 바로 개편되진 않겠지만, 블렌더 제조사들의 기술력과 마케팅이 만만치 않은 만큼 앞으로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goldenbat@kukinews.com
Key Word: ▲블렌더: 고속회전, 일반 믹서기와 비슷하지만 고속으로 회전하면서 더 강한 분쇄력을 갖는다
▲믹서기: 중속회전, 용기 안에 재료를 넣어서 혼합하거나, 분쇄하는 데 사용하는 기계
▲원액기: 저속회전, 재료를 눌러서 즙을 짜는 착즙 방식의 기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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