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안동=최재용 기자] ‘새마을운동으로 빈곤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경북도가 세계무대에 ‘새마을운동’ 카드를 내밀었을 때 상당수 국가들은 반신반의하며 물음표를 달았다. 하지만 11년이 흐른 지금. ‘할 수 있다’로 인식이 바뀌면서 세계 각국은 앞 다퉈 ‘저요, 저요’를 외치고 있다.
새마을운동이 지구촌 곳곳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자 저개발 국가의 빈곤 탈출 돌파구로 떠오른 것이다. 물론 공공기관이나 기업이 선별적으로 빈곤 퇴치를 위해 돕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새마을세계화는 단순 ‘지원’이 아닌 ‘방법’으로의 접근이라는 점에서 차이는 크다.
사례와 미래 비전에서 그 해답을 찾아 볼 수 있다.
◆1호 베트남…1인당 연소득 3배 ‘껑충’
경북도의 새마을운동 첫 삽은 베트남이었다. 2005년 다이떠군 롱반 마을에 농약분무기와 시멘트를 지원한 것이 시초였다. 그렇다면 11년 지난 지금의 모습은 어떨까.
다이떠군 롱반 마을이 있는 타이응우엔성은 2005년 23%에 달하던 빈곤율이 지난해 2%로 떨어질 정도로 극적인 변화를 이끌어냈다. 새마을운동 방식을 적용한 베트남 정부의 신농촌개발사업까지 진행되면서 1인당 연소득도 2005년 450달러에서 현재 1300달러로 3배가량 늘었다.
경북도가 ‘잘살아보세’라고 원인을 제공하며 지원에 나서자 베트남 정부가 이를 적극적으로 반겼고, 여기에다 주민 의식 변화가 더해져 이 같은 결과를 낼 수 있었다.
◆아프리카에 부는 ‘새마을바람’
지구 반대편에서도 새마을의 기적이 이어지고 있다. 검은 대륙 아프리카 중앙부에 있는 르완다. 그 속에서도 347가구 1340명이 모여 사는 작은 마을 무심바에 2011년 경북도가 희망의 손길을 내밀었다. 파인애플, 옥수수, 카사바, 바나나 재배가 주요 수입원인 이 마을에 새마을 깃발이 꽂히면서 벼농사가 시작됐다. 첫해 22가구, 3㏊에 불과하던 것이 361가구, 100㏊로 늘었다. 또 벼생산량에 따른 1인당 수입이 약 500달러에 달한다. 불과 4년에 이룬 작지만 의미있는 기적이었다.
같은 나라 기호궤마을도 2011년 벼농사가 도입돼 불모지 땅을 2모작이 가능한 논으로 개간, 2014년 기준 1인당 400달러 이상의 수입을 올리고 있다. 특히 새마을 운동의 근본 바탕이 되는 근면, 자조, 협동의 정신을 살려 벼농사조합 및 공동 기금조성으로 공동체 의식까지 심었다. 여기에다 인근 마을 5곳에서 벤치마킹해 확대되는 효과도 거뒀다.
아프리카 대륙에서의 새마을세계화 사업은 세네갈, 카메룬, 콩고, 우간다, 튀니지, 베냉코트디부아르 등으로 크게 확대됐다.
◆미래가 더 기대되는 ‘새마을세계화’
새마을세계화의 성공 가도는 경북도의 하나 된 열정과 노력이 맺은 결실이다. 'Mr 새마을' 김관용 경북도지사를 주축으로 담당공무원, 새마을세계화재단 직원, 여기에 자원봉사자까지 모두가 똘똘 뭉쳐 국내와 세계를 오가며 각자가 맡은 일에 땀을 쏟았다.
특히 김관용 지사는 지난 17일 서울에서 한국을 국빈 방문한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만나 새마을 세계화 등 현안에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김 도지사는 새마을운동 세계화는 인류공영을 위해 공동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설명하고 '트리삭티 새마을운동 연구소'를 국가연구소로 격상해 달라고 건의했고, 조코 위도도 대통령은 “트리삭티 정신과 일맥상통하는 새마을 정신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며 “경북도가 적극적으로 인도네시아와의 관계발전에 기여하고 있는 데 대해 감사하고, 긍정적으로 상호 협력방안을 검토해 나가겠다”고 화답했다.
김 지사는 지난해 11월에는 세네갈 대통령궁에서 마키 살 세네갈 대통령과 특별면담을 갖고 새마을운동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기도 했다.
경북도는 새마을운동 11년차를 맞아 ‘새마을세계화 확산 3+3 전략’을 통해 효율성을 높여 나갈 계획이다. 그간의 사업을 평가하고 분석하는 동시에 부족한 것은 메우고, 원조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한다는 것.
이에 따라 2015년 106억원이던 기금은 내년까지 시민모금 등 재원다원화를 통해 303억원으로 늘릴 계획이다.
또 지역별 새마을운동 거점인 새마을연구소는 지난해 인도네시아 가자마다대학, 세네갈 가스통베르제대학에 이어 올해 에티오피아, 키르기즈스탄, 베트남 등 3곳에, 2017년에는 에콰도르, 파라과이 중 1곳에 추가로 설립 할 예정이다. 연구소는 현지 새마을연구와 새마을지도자 교육, 영농실습 및 시범사업 등 로컬 거버넌스(Local Governance)를 추진하는 한편 향후 새마을세계화재단의 비정부국제기구 전환 계획과 연계해 운영된다. 새마을세계화재단은 국제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해 영국 옥스팜(Oxford Committee for Famine Relief)을 모델로 한 비정부국제기구로의 변경을 추진 중이다.
여기에다 ‘1시군 1시범마을 확대’ 계획에 따라 올해 18개 시군이 참여, 15개국 42개 마을로 확대한다.
새마을세계화사업의 성과를 국제사회와 공유하기 위한 새마을국제포럼도 열린다. 새마을국제포럼은 동아프리카, 서아프리카, 아시아권역으로 나눠 3회에 걸쳐 개최할 예정이다.
대학생 새마을 해외봉사단 파견도 올해 아시아 4개국(필리핀, 우즈베키스탄, 베트남, 스리랑카)과 아프리카 3개국(에티오피아, 르완다, 세네갈)으로 늘렸다. 올해에만 총 80명이 참여 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거점지역에 설립한 새마을연수센터를 중심으로 국가별 새마을 협의회를 구성, 새마을국제연맹에 가입해 활동하도록 하고, 국내외 새마을운동 연구기관 간 연계망을 구축해 새마을을 학문으로 정립, 정신과 사업을 더욱 확산할 계획이다.
이 모든 것이 어우러져 새마을세계화 사업의 미래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gd7@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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