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안동=최재용 기자]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경북도의 산업지도가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경북도는 각 권역별 새로운 미래 전략과 핵심 프로젝트 추진 중이다.
도는 전자의료기기 컨트롤타워인 구미 IT의료융합기술센터와 경산의 첨단 메디컬섬유센터, 영천 바이오메디컬 생산기술센터를 연결하고 안동의 백신산업, 포항의 세계 최고수준 광가속기 신약을 융합해 경북형 첨단 메디벨트를 조성할 계획이다.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안동의 백신, 구미의 의료전자, 영천의 메디컬몰드, 경산의 한방산업을 연결해 K-medi 융복합벨트를 조성하겠다”며 “가속기와 백신을 통해 과학 경북의 미래를 이끌어 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가속기, 경북의 미래를 책임진다
지난 6월 우리나라가 미국, 일본에 이어 세계 3번째로 최첨단 4세대 방사광가속기의 ‘꿈의 빛’인 X-선 자유전자 레이저 발생에 성공했다.
시험 운전 시작 후 자유전자 레이저 발생까지 미국(LCLS)은 2년(2007~2009), 일본(SACLA)은 4개월(2011년 2~6월)이 걸렸으나, 포항 4세대 방사광 가속기(PAL-XFEL)는 불과 2개월 만에 성과를 내 쾌거를 이뤘다.
X-선 자유전자 레이저는 기존 3세대 방사광가속기보다 1억 배(햇빛의 100경 배) 밝아 물질의 미세구조를 나노 단위까지 관측할 수 있고, 3세대보다 1000분의 1 짧은 펄스폭(20펨토초)으로 물질의 현상을 펨토초(10-15) 시간 단위까지 분석할 수 있다.
경북도는 4세대 방사광가속기가 있는 경북 동해안을 경북 발전의 신성장 동력이자 글로벌 첨단 과학 기지로 만들어 나갈 청사진을 마련했다.
경북에는 1994년 포항에 건립한 3세대 방사광 가속기와 2012년 만든 경주 양성자가속기에 이어 지나해 말에 최첨단 4세대 방사광 가속기를 완공하고 시운전 중이다.
4세대 방사광 가속기는 길이가 1100m, 면적은 축구장 50배 크기에 달한다.
방사광 가속기는 전자를 빛과 같은 속도로 올리고 양성자가속기는 수소 원자에서 전자를 제거하고 남아 있는 양성자를 빛의 속도(초속 30만㎞) 가까이 올리는 장치다.
기초연구에서부터 생명과학, 나노산업, 의학, 방위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고 있는 첨단산업의 핵심이다.
특히 신물질·신소재 분석으로 기초분야에서 원천기술 확보뿐만 아니라 IT나 의료분야 등 다양한 산업 발전에 크게 활용될 수 있다.
도는 경북에 있는 가속기 3기를 활용해 신약 클러스터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포항시와 가속기 클러스터 협의회를 구성해 가속기 기반의 신약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또 70억원을 들여 내년까지 오픈-이노베이션 센터를 설립해 국내 중견기업, 포스텍 동문 기업 등 국내외 23개 바이오 기업과 연구소가 입주토록 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4세대 가속기를 활용해 당뇨 분야 세계 최고 연구기관으로 꼽히는 카롤린스카 등 글로벌 의학연구소를 유치하고, 앵커기업(2개)과 강소기업(40개)을 육성해 5000명의 고용을 창출한다는 복안이다.
◆ 세계5대 백신강국 도약 발판 마련
경북도는 또 하나의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바이오·백신을 택했다.
도는 2025년까지 백신 자급률을 현재 30%에서 80%까지 끌어올려 세계 5대 백신강국(현재 19위)으로 도약한다는 복안이다.
세계 백신시장은 연평균 성장률이 11.5%로 2010년 34조원에서 내년에 70조원으로 두 배 이상으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위해 도는 오는 2021년까지 국비 등 1029억원을 투자해 경북바이오산업단지 내 3만8610㎡에 ‘글로벌백신산업화센터’를 건립할 예정이다. 이는 기획재정부의 ‘백신글로벌산업화기반구축사업’ 일환으로 추진된다.
‘글로벌백신산업화센터’에는 모기와 동물을 매개로 한 바이러스성 감염 백신의 시제품 생산을 통해 국내 벤처기업 및 중소기업의 백신 생산을 지원한다.
메르스, 지카 바이러스의 유행 등 국가적으로 긴급한 상황에서는 공공백신을 생산한다.
도는 최근 제롬김 국제백신연구소 사무총장을 비롯한 벨기에의 GSK 바이오직스와 미국의 얀센(Jassen), 프랑스 사노피 파스퇴르(Sanofi Pasteur) 등 글로벌 기업과 빌&멜린다 게이츠재단 관계자 등 국내외 백신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2016 경북글로벌백신산업포럼’을 개최하기도 했다.
안동대학, 안동과학대학 등 지역 대학과 연계해 백신학과를 신설하고 전문 인력 양성에도 힘쓸 방침이다.
이미 안동지역에 4000억원을 투자해 국내최초 세포배양 백신공장을 가동하고 있는 SK케미칼은 프랑스 사노피 파스퇴르와 협력해 폐렴구균 백신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도는 차백신연구소, 베르나바이오텍, 일양약품 등 21개 국내외 백신기업의 유치에도 전력을 다할 계획이다.
또 고부가가치 백신 연구개발(R&D) 및 백신산업화 생태계 조성에 적극 나선다.
국제백신연구소와 협력을 통해 세계 최초 ABE형 간염의 동시예방이 가능한 백신을 개발하고, 안동대, 연세대 등 대학과 연계한 개도국 공공백신 개발을 추진한다. 폐렴구균, 대상포진 등 고부가가치형 차세대 프리미엄 백신 생산을 위한 연구개발에도 투자할 계획이다.
아울러 기존 백신산업 인프라(SK케미칼 백신공장·플라즈마, 국제백신연구소 안동분원, 경북바이오산업연구원 등)와 연계해 세포배양 산업을 육성하고 2021년까지 1000억원 규모의 세포배양 산업화 허브를 구축하기 위한 예비타당성조사를 추진할 계획이다.
바이오분야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도는 지난달 영천시 녹전동에 부지 8346㎡, 연면적 2994㎡,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사출실, 압출실, 바이오실험실, 공동실험실, 클린룸, 전자선 멸균시설 등을 갖춘 바이오메디컬생산기술센터를 준공했다. 이사업에는 2013년부터 319억원(국비 180억 원)의 사업비를 투입됐다.
이로써 소모성 의료기기의 아이디어를 가진 개인, 벤처형 기업이 시제품 제작에서부터 품질인증과 제품화 지원, 더 나아가 마케팅까지 일괄 지원받게 되는 시스템이 구축됐다.
도는 오는 2022년까지 소모성 의료기기 분야에서 수입대체 250억원, 고용창출 500명을 달성해 명실상부한 의료산업의 중심지로 부상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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