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조현우 기자] 명절 이후 밥상물가를 잡겠다는 정부의 호언과는 달리 오히려 농수축산물 가격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구제역이 확산될 경우 축산물의 가격 추가 상승 가능성도 있다.
21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상품 배추 1포기 소매가는 4010원으로 지난달 26일보다 0.6% 올랐다. 양배추와 배추 가격은 평년보다 63.6%와 82.7% 올랐다.
마늘과 양파 역시 명절 이후 6.2%와 8.8% 올랐으며 평년 대비 37.4%, 20.1% 높은 가격이다.
축산물과 수산물 가격도 올랐다. 한우 등심과 한우 갈비 100g 기준 가격은 평년 대비 24.1%와 17.7% 높으며 돼지고기 삼겹살도 15.4% 올랐다. 구제역 진화가 더뎌지고 확산될 경우 돼지고기와 쇠고기 등 축산물 가격은 큰 폭으로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점차 진화되면서 계란 가격은 하락세를 접어들었다. 계란 특란 중품 한판 소매가는 이날 기준 7580원으로 떨어졌다. 다만 평년 가격인 5512원에 비해 37.5% 높다.
육계 가격도 올라 지난달 31일 기준 4890원이었던 도계 1㎏ 소매가격은 21일 5443원으로 11% 넘게 올랐다.
이는 생산자물가지수가 올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월 생산자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1.3% 증가한 102.17을 기록했다. 이 상승률은 1.5%를 기록했던 2011년 1월 이후 최대치다.
생산자물가는 국내 생산자가 시장에 공급하는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 변동을 보여주는 통계로 소비자물가지수(CPI)의 선행 지표기도 하다.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되는 경향을 띄는 만큼 당분간 농수축산물 가격은 오를 가능성이 높다.
구제역 악재도 있다. 지난 5일 충북 보은에서 구제역이 발생한 이후 전북 정읍과 경기 연처에서도 잇따라 구제역이 발병했다. 현재까지 살처분된 사육두는 21개 농장 1425두에 이른다.
발병 이후 소에 대한 백신 일제접종이 완료되고 처음 발병한 보은과 연천에서 차단방역이 이뤄지면서 진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항체형성 시기를 고려해보면 2월 말까지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편 국내공급물가지수는 전월 보다 1.8% 상승했으며 총산출물가지수 역시 같은 기간 1.1% 올랐다. 국내공급물가지수는 물가변동 파급과정을 파악하기 위해 국내에 공급하는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변동을 단계별로 측정한 지수며, 총산출물가지수는 국내 출하 외 수출을 포함해 전반적인 가격변동을 확인하기 위한 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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