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조현우 기자] 국내 담배 제조업체들의 비발화성 가열전자담배 수입 유통이 초읽기를 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본격적인 유통을 대선 직후로 전망하면서 과세가 미처 정비되기 전에 시장을 형성하기 위한 일종의 꼼수가 아니냐는 지적도 일고 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T&G는 지난해 비발화성 가열전자담배 출시를 염두에 두고 태스크포스를 구성했다. 필립모리스인터내셔널과 브리티쉬아메리칸타바코(BAT) 등 글로벌 담배 제조사들도 해당 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다.
담뱃세 인상과 경고그림 부착 등 악재가 산재한 가운데 안정적인 수익모델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비가열 전자담배는 기존의 혼합형 액상 전자담배가 아닌 궐련형 전자담배로 고체 스틱을 가열해 생성되는 증기를 흡입하는 방식이다. 연초를 사용하는 만큼 기존의 담배와 가장 흡사하다고 평가 받는다.
필립모리스는 일본 시장에 안착한 궐련형 전자담배 아이코스를 다음 달 내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BAT 역시 글로와 아이퓨즈 등 가열담배 제품을 유럽과 아시아 국가 등에서 판매하고 있다. 특히 아이코스는 현재 일본 내에서도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인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궐련형 전자담배 수입과 유통에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은 과세형태다. 궐련형 전자담배의 경우 연초 고형물 형태의 전자담배로 분류될 가능성이 높다. 해당 과세가 그대로 적용될 경우 국민건강증진기금과 개별소비세, 폐기물 부담금 등이 제외돼 기존 연초보다도 저렴한 가격이 형성되게 된다.
따라서 과세가 담배 제조업체의 경우 정부의 과세재편에 희비가 엇갈릴 수밖에 없다. 기존 ’연초 고형물 형태의 전자담배’를 그대로 따라가게 될 경우 낮은 세금으로 인해 상당한 마진을 확보할 수 있다. 반대로 액상 1㎖ 당 1799원이 매겨지는 액상형 전자담배처럼 개편될 경우 수익성 악화는 물론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기도 어렵게 된다.
궐련형 전자담배 수입과 유통을 준비하고 있는 국내 제조사들이 대선 직후인 내달 중순 이후 출시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전자담배 과세 관련 법안이 국회에서 표류하고 있는 만큼 대선이 끝난 다음에나 윤곽이 나타날 것”이라면서도 “어수선한 정국에서 과세가 결정되자마자 수입과 유통을 진행하기 위한 전략으로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유통되고 있는 일본에서조차 공급이 빠듯한 것으로 알려진 일부 궐련형 담배의 수입을 서두르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면서 “충분히 물량이 확보되지 않음에도 우선 초도물량으로 시장을 형성해 과세 가이드를 만들려는 편법의 일종”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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