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조현우 기자] 제19회 대통령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대통령으로 선출되면서 유통업계에서는 각 업체의 지주회사체제 전환이 새로운 국면을 맞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문 대통령이 기업지배구조와 관련 지주회사 요건 강화를 공약으로 내세웠기 때문이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7월 지주회사 자산요건이 기존 1000억원에서 5000억원 이상으로 높아진다. 문재인 정부가 공식 출범하고 국회가 정상화되면 상법개정안과 법인세법 개정안 등이 통과돼 지주사 전환에 자사 주식을 활용하지 못할 수도 있다.
실제로 문재인 대통령이 기업지배구조와 관련지주회사 요건 강화, 지분의무보유비율 확대 등을 대선공약으로 내세웠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주사의 자회사에 대한 지분 의무보유비율을 상장사 기준 기존 20%에서 30%로 높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여기에 현재 계류 중인 상법개정안이 통가된다면 인적 분할 시 자사주 활용이 제한돼 기업들이 자회사 지분을 추가 매입해야 한다. 현재는 인적분할 시 자사주의 의결권 부활이 허용되고 있다.
따라서 관련업계에서는 문재인 정부 출범과 경제민주화, 상법개정안 통과가 맞물리는 7월에 앞서 지주사 체제 전환을 조속히 마무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리온과 매일유업, 크라운제과 등은 현재 공정거래법 시행령상 지주회사 조건인 자산규모 1000억원으로 지주사 전환을 마무리했다. 해당 업체 역시 상향요건에 맞춰 자산 총계를 5000억원 이상으로 늘려야하지만 지주사 등록 이후 10년 내에만 요건을 갖추면 돼 아직 지주사 전환을 완료하지 못한 타 업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여유롭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주사 전환은 오너들의 기업 지배력 강화와 기업구조를 단순화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는 차후 경영권 승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크라운해태제과와 매일유업, 오리온은 이미 지주사 체제 전환을 완료하거나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
오리온은 오는 6월까지 투자사업과 식품사업을 나눠 인적분할 실시를 앞두고 있다. 오리온은 자회사 지분관리와 투자를 목적으로 하는 투자사업과 음식료의 제조·가공·판매 등을 담당하는 식품부문으로 나눈다는 계획이다. 분할된 존속회사는 현물출자 등을 거쳐 지주회사로 전환된다.
크라운해태제과그룹은 이보다 앞선 올해 3월 지주회사 크라운해태홀딩스와 사업회사 크라운제과로 분할을 완료하고 지주사 체제로 첫 발을 내딛었다. 크라운해태홀딩스는 해태제과 등 자회사 관리와 투자를 목적으로 하며, 신설 크라운제과는 사업회사로 식품제조와 판매를 맏게 된다.
매일유업은 자사를 지주회사 부문과 유가공 사업부문으로 나누고 김정완·김선희 공동대표 체제에서 김정완 회장 단독 대표체제로 변경했다. 김정완 회장은 자회사 지분 관리와 투자를 맡는 매일홀딩스 대표이사직을 수행하며, 김선희 사장은 유가공 제품개발과 생산·판매를 담당하는 신설 매일유업의 대표이사로 취임하게 된다.
이랜드그룹도 지주사 체제 전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랜드그룹은 이랜드리텡리 상장 이후 이랜드월드 내 패션사업부문을 별도법인으로 분리하고, 이랜드파크를 자회사로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이랜드리테일 상장이 내년으로 계획돼있는 만큼 경제민주화법 개정의 영향을 받아 앞서 체제 전환을 마무리한 업체에 비해 조건이 까다로울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새 정부가 공약으로 내세웠던 만큼 지주회사조건 강화는 사실상 현실화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면서 “상법개정안과 법인세개정안 통과까지 앞두고 있는 만큼 현재 전환준비 중인 업체는 조속한 마무리를, 아직 시작하지 못한 업체는 법 개정 등을 살핀 이후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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