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조현우 기자] 한국필립모리스가 담뱃잎 고형물을 증기로 가열해 사용하는 전자담배 ‘아이코스’를 정식 론칭한다. 그러나 여전히 세제 문제와와 불안전연소 등 숙제가 남아있는 상황이다.
17일 필립모리스는 6월 5일 서울 광화문과 가로수길에 위치한 아이코스 전용 스토어와 편의점 CU 등에서 아이코스와 소모품 담배스틱 ‘히츠’를 정식 판매한다.
필립모리스에 따르면 담뱃잎을 불로 태우는 것이 아닌 가열하는 방식으로 연기와 재, 냄새가 거의 없으며 태우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100여가지 이상의 유해물질을 90% 이상 줄어들었다.
아이코스 기기는 12만원, 히츠는 4300원으로 책정됐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궐련의 경우 평균 4500원으로 기기인 아이코스를 제외한 히츠 가격과 큰 차이가 없다.
정일우 한국필립모리스 대표는 “해로운 담배에서 덜 해로운 담배로의 전환을 통해 아이코스가 기존의 궐련을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궐련에서 아이코스로 전환하는 고객에게 가격 부담을 지울 수 없어 4300원을 책정했다”고 말했다.
◇ ‘세제’ 문제는 여전히 남아
국내 정식 론칭에 앞서 관련업계에서는 초도물량과 이후 추가 물량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현재 일본에서 공급이 부족해 신규 제품의 경우 소비자가 구입 후 제품을 받기까지 한 달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정 대표는 “출시에 앞서 국내 판매량에 대한 사전 예측이 있었다”면서 “정확한 예측 판매량에 대해서는 밝힐 수 없지만 이 예상치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이상 공급이 부족한 일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개별소비세 기준은 여전히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아이코스는 ‘연초 고형물 형태의 전자담배’로 분류돼 기존 연초는 물론 액상형 전자담배와 다른 세수를 적용받게 된다. 현재 연초에는 담배소비세와 지방교육세, 건강증진부담금, 부가가치세, 개별소비세 등이 포함돼 3318원의 세금이 부과돼있다.
관련업계에서는 정부가 지난해 12조원의 담배 세수를 거둬들인 만큼 정권 초기 재원확보를 위해서 최소 연초 수준의 세제를 적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아이코스는 지방교육세와 건강증진부담금 등은 기존 궐련 담배와 동일하게 부담됐으나 개별소비세에 대한 법 기준이 마련되지 않아 현재는 가장 유사한 ‘파이프 담배’ 기준 세수로 책정됐다. 국회에서 계류 중인 아이코스에 대한 개별소비세가 그대로 통과된다면 문제없지만, 변경된다면 이에 따른 가격변동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것이 업계 중론이었다.
정 대표는 “개별소비세는 법안 통과에 따라 따를 것”이라면서 “세금 부담이 높아지더라도 현재 가격을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기호 차이·불완전연소 문제도
일본 등에서 미리 아이코스를 사용해본 소비자들은 기존 연초 대비 무화량(내뱉는 연기의 양)과 타격감이 부족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또 기존 연초를 사용할 때처럼 연속적으로 흡입할 경우 히츠가 불완전연소 되는 문제도 있다.
서울 은평구에 거주하는 박 모(30) 씨는 “일본 여행 당시 아이코스를 직접 경험해봤다”면서 “건강에 신경 쓰거나 금연 생각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큰 메리트가 있지만 연초를 피워온 이른바 ‘헤비 스모커’ 들에게 목넘김과 무화량이 부족한 만큼 어필할 수 있는 부분은 크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필립모리스 관계자는 “무화량과 타격감은 사용자 개개인의 기호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여질 것”이라고 반박했다.
불완전연소에 대해서는 “현재 아이코스는 6분간 14모금을 사용할 수 있게 설계돼있다”면서 “이 14모금을 짧은 시간 내에 빠르게 흡입할 경우 히팅 온도가 내려가 일부 불완전연소 현상이 나타날 수 있으나 흡입 간격을 충분히 둔다면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