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조현우 기자] 장충기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차장이 “최순실 씨가 정유라 씨의 승마 훈련 지원에 미진했다는 이유로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삼성그룹을 비방했다고 말을 들었다”고 진술했다.
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 심리로 열린 재판에서 피고인 심문 도중 박영수 특검팀의 수사내용에 대한 확인을 요청받자 이같이 밝혔다.
장 전 차장은 “독대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이재용 부회장에게 삼성의 승마 지원이 부족하다고 질책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다만 박 전 대통령이 최 씨의 딸 정유라를 특정해 지원이 부족하다고 지적한 것이 아니라 승마 종목에 대한 전반적인 지원을 이야기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특검팀 수사내용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2014년 9월 대구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이 부회장을 만나 ‘삼성이 대한승마협회 회장사를 맡아 적극 지원해달라’고 말했다.
또 2015년 7월 25일 2차 독대 당시 ‘승마 관련 지원이 많이 부족한 것 같다’, ‘승마 유망주를 해외 전지 훈련도 보내고 좋은 말도 사줘야 하는데 삼성이 그걸 안 하고 있다’고 질책했다.
이날 재판에서 특검이 “독대 당시 박 전 대통령이 정 씨에 대한 지원이 부족하다며 이 부회장을 질책한 것이 아니냐”고 묻자 장 전 차장은 “대통령이 특정선수를 지원하라고 이야기한 것은 아닌 것 같고 이 부회장을 질책한 것도 올림픽 지원을 제대로 준비 안 한다고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용역 계약대로라면 정유라를 포함해 선수 6명을 선발해야 하는데 안 되는 상황이라고 들었다, 그럼에도 대통령이 지시한 거니까 최 씨가 원하는 대로 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한 진술에 대해서도 다른 입장을 견지했다.
장 전 차장은 “(앞서) 그렇게 진술한 적이 있는데 최 씨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최 씨가 어떤 형태로든 저희를 비난하고 험담하고 해코지 할 우려가 있어 그렇게 진술 한 것”이라면서 “대통령이 지시했는지 안했는지 여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특검 조사를 받을 때 국정농단 사건이 집중적으로 보도돼 최 씨의 뜻이 대통령 뜻일 수 있겠구나 추측해서 진술한 부분이 있다”고 덧붙였다.
또 “대통령이 강요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 회사 입장에서는 일종이 피해자가 돼 법적 책임을 면할 수 있겠다 생각한 부분이 있다”면서 “그러다보니 대통령 책임을 강조하게 된 것”이라고 증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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