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고양시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요진 사태’의 해결을 촉구하며 단식 중이던 고철용(63) 고양시 비리행정척결운동본부 본부장이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가 병원 의료진의 만류를 뿌리치고 다시 단식을 강행,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14일째 단식을 이어가던 고 본부장이 18일 새벽 인근 병원으로 후송됐다가 응급처치로 의식을 되찾은 뒤 다시 단식 장소로 이동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많은 시민들의 우려가 이어지고 있는 것.
이날 오후 고 본부장이 단식을 재개하고 있는 일산문화광장에서 만난 다수의 시민들은 “건강은 물론 생명에 문제가 생길까 걱정된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자신을 크리스천이라고 소개한 송모씨(55·여)는 “이곳을 지나다니면서 우연히 저 분의 단식 과정을 알게 된 뒤 마음속으로 지지해왔다”면서 “지금부터는 저 분의 건강을 위해 열심히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고 본부장의 단식 장소를 직접 찾아와 단식 중단을 권유하는 시민들도 줄을 이었다.
인터넷이나 모바일 등 SNS 상에서도 요진개발과 고양시 등을 성토하면서 고 본부장의 건강을 걱정하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
‘비상사태’라는 닉네임은 “돌아가시면 안돼요. 고철용씨 살려내라, 요진 최은상”이라고 썼다. ‘마두형님’이라는 사람은 “단식에 장사 없으니 이제 그만 하시고, 지방권력형 비리가 더 이상 고양시 땅에 발 못 붙이게 하자”는 글을 올렸다.
그 외 “고양시의회와 정치권, 시민들이 고씨의 단식을 중단하게 만들어야 한다” “이제 단식을 끝내고 다른 방법으로 싸우면 안 되나요” 등 내용의 글들이 많았다.
고양시 비리척결운동본부 관계자 등에 따르면 고 본부장은 이날 오전 0시 5분쯤 갑자기 쇼크를 일으키며 실신, 119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후 병원에서 수액을 맞고 안정을 취하면서 겨우 의식을 찾은 고 본부장은 입원 치료가 필요하다는 의료진의 권유에도 불구하고 “단식 장소에서 고양시민과 함께 죽겠다”면서 오전 7시쯤 병원을 나왔다. “더 이상 단식을 이어가면 장기 손상 등 생명을 담보할 수 없다”는 의료진의 설명에도 그의 의지는 완강했다.
비리척결운동본부는 이날 고 본부장의 단식 재개에 맞춰 ‘요진개발 최은상 대표 구속수사’ 등을 촉구하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성명서는 수사기관의 조속한 수사와 중간 수사결과 브리핑, 고양시의회의 사죄 요구 등의 내용을 담았다.
고 본부장은 지난 5일 “고양시민이 빼앗긴 재산 6200여억 원을 되찾고 악덕기업 요진개발 대표 최은상의 구속수사가 이루어질 때까지 단식 저항에 나선다”면서 무기한 단식을 시작했다.
고양=정수익 기자 sagu@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