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이 가정간편식(HMR)을 미래성장동력으로 삼고 사력(社力)을 집중한다.
11일 CJ제일제당은 서울 필동 CJ인재원에서 ‘CJ HMR SHOWCASE’를 열고 자사 주력 제품카테고리인 HMR 사업에 대한 비전을 제시했다.
이날 김철하 CJ제일제당 대표이사는 “시장의 요구를 반영한 라인업을 갖출 것”이라면서 “궁극적으로 CJ 브랜드인 비비고, 고메 등이 HMR의 고유명사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CJ는 혁신기술과 R&D 기반 제품으로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지난해 기준 1조1000억원 규모의 국내·외 매출을 2020년 3조6000억원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의 HMR 시장은 성숙기로 1인당 연간 소비량 최대 10㎏ 우리나라 연간 소비량인 2㎏에 비해 매우 높다. 맛을 구현하는 기술력과 소비자 편의충족, 프리미엄화, 유통플랫폼 연계 확대 등 인프라 구축이 완료됐기 때문이다.
현재 선진국 시장의 경우 편의성을 극대화한 완조리편의식과 반조리편의식 형태로 양분돼 성장이 가속화되는 만큼 CJ제일제당은 이러한 부분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 미래기술은 ‘원물·원료 제어’
CJ제일제당은 최근 2~3년 햇반과 국·탕·찌개류 등 상온제품이 주로 성장한 것과는 달리 내년에는 사이드디시와 스낵, 조리를 도와주는 편의 키트인 ‘반조리형’ HMR이 성장할 것으로 보고 시장 선도를 위해 적극적인 연구개발에 나선다.
먼저 융합열처리 공정설계와 차별화된 살균기술, 원재료 특성보존 등의 신기술 확보에 주력하고 이를 위해 2020년까지 2000억원 이상의 연구개발비를 투자한다.
이밖에도 조리시간 단축과 조리품질 균일화를 위한 패키징 기술 개발과 조리 실패에 부담을 줄일 수 있는 MW HMR(전자레인지용 가정간편식) 개발에도 집중한다.
주력 제품인 비비고 왕교자의 경우 육즙 보존 공정과 융합열처리공정을 통한 구운 외관·식감 구현, 냉·해동시 품질저하를 방지하기 위한 원료별 최적 조건 확립, 일체형 냉동 레디밀 구성품 제품의 전처리를 통한 조리시간 단축 등이 적용된다.
핵심 기술인 원물·원료제어의 경우 육즙손실 최소화를 위한 고기 표면 열처리와 표면 경화 유도, 과포하 수증기 적용을 비롯해 상압추출을 이용한 탕용 밑국물 제조 기술로 현재 출시돼있는 모든 제품 등에 적용될 예정이다.
정부경 CJ제일제당 식품연구소장은 “앞으로의 기술은 원물·원료 제어가 주력”이라면서 “저분자침투와 열처리 융복합으로 육즙을 보존해 식감과 수율을 향상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 ‘레토르트’에서 ‘가정간편식’으로
CJ제일제당은 햇반, 비비고 등 HMR 제품이 가정간편식의 인식을 바꾸고 시장 성장을 견인했다고 자체분석했다.
실제로 CJ제일제당에 따르면 2004년 상품밥 HMR을 소비하는 가정은 103만가구 수준에 머물렀으나 올해 930만가구로 826만 가구가 늘어났다. 밥·국·탕류를 취식하는 가구도 같은 기간 40만가구에서 572만가구로, 냉동제품 등도 664만에서 1431만으로 늘어났다.
강신호 식품부문장 부사장은 “처음 햇반이 나왔을 때만 하더라도 밥은 ‘집에서 먹는 것’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면서 “HMR 수요자가 늘어나는 것은 제품의 질에 만족하고 재구매하는 소비자가 많다는 반증”이라고 설명했다.
사업비전과 핵심전략으로는 ‘절대맛품질’, ‘제조경쟁력’, ‘브랜드리더십’을 꼽았다. 철저한 맛 검증 시스템을 통해 제품을 개발하고 인프라를 통한 제품 생산 유연성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충북 진천에 스마트팩토리를 착공해 내년 완공을 앞두고 있다. 전 과정이 기계 자동화 설비로 이루어지는 진천공장은 33만578㎡(약 10만평)규모로 총 5400억원이 소요됐다.
또 ‘K-CON’, ‘MAMA’ 등 문화사업에 기반한 K-FOOD 등 브랜드리더십 홍보를 통해 외국인들의 한식에 대한 소요를 유발하고 경험기회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강 부사장은 “현재 HMR 생산 가운데 상당부분을 OEM제작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지만 진천공장 등 첨단산업설비와 자동화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현우 기자 akg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