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이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완료하고 ‘롯데지주 주식회사’ 닻을 올린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롯데지주 설립 인허가 절차가 마무리되는 12일 창립총회와 이사회를 열고 4개 계열사 임시주총에서 승인된 회사 분할·합병안을 최종 승인할 예정이다.
롯데지주는 롯데제과·롯데쇼핑·롯데칠성음료·롯데푸드 등 4개사 투자부문을 합병한 지주사로 식품과 유통 부분을 아우르게 된다. 계열사 4개사는 각각 투자부문과 사업부문으로 분할되고 그룹 모태인 롯데제과를 중심으로 각 회사의 투자부문이 합병된다.
롯데지주는 향후 자회사의 경영평가와 업무지원, 브랜드 라이선스 관리 등을 맡게 된다. 자산은 5조2668억원, 자본금은 4조5918억원 규모다.
롯데지주 대표이사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황각규 롯데그룹 경영혁신실장(사장)이 공동으로 맡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사내 이사에는 이봉철 경영혁신실 재무혁신팀장(부사장)이 선임됐다.
사외이사에는 이윤호 전 지식경제부 장관, 권오곤 국제형사재판소 당사국총회 의장, 곽수근, 김병도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 등이 선임됐다.
롯데지주 주식회사가 정식으로 출범하면서 신 회장의 그룹 지배력은 공고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올 상반기 4개사 보유지분을 기준으로 추정한 신 회장의 롯데지주 지분율은 10.56%, 신동주 전 부회장 5.73%, 신격호 명예회장 2.92% 등으로 신 회장의 완벽한 그룹 장악은 어렵다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었다.
하지만 신 전 부회장이 지난달 15일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하면서 사실상 형제간의 경영권 다툼도 마무리됐다. 향후 신 회장이 계열사 재합병 등을 통해 보유 지분을 20%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우호지분을 더해 실질적으로 50%의 지분을 끌어안을 것으로 전망된다. 장기적으로는 호텔롯데 상장을 재추진한 뒤 롯데지주와 호텔롯데를 합병하는 방식으로 체제를 굳힐 것으로 보인다.
지배구조도 간소화된다. 롯데는 2015년 416개에 달했던 순환출자고리를 순차적으로 해소해 현재 67개까지 줄였으며 지주사 전환을 통해 13개까지 줄이게 된다. 지분구조가 단순화되면 사업구조 변화로 인한 영향이 특정 자회사에 국한돼 급변하는 경제정세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게 된다.
다만 현 지주회사 제도는 지주회사와 자회사, 손자회사의 수직적인 출자구조만 허용하고 있는 만큼 향후 6개월 이내에 추가로 순환출자고리를 해소해야한다.
이를 위해 롯데지주는 지주사의 자회사지분 요건 충족을 위해 현물출자와 유상증자, 추가주식 매수 등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조현우 기자 akg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