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은행의 저리대출 상위 200명(신용, 담보 각 100명) 가운데 농민은 단 한명도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저리대출자 중에는 외국인도 포함돼 있어, 농협의 농민 외면이 도를 넘어섰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 농협 국감에서는 농협이 대출제도를 보다 농민중심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의원(제주 서귀포시)은 20일 농협 국정감사에서 “농협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저리대출자 현황에 따르면 신용대출과 담보대출 모두 상위 100명 안에 농민은 없었다”고 질타했다.

농협은행에 따르면 8월 말 기준 신용 저리대출 상위 100명에 대한 금리는 1.56%~2.16%로 평균금리는 2.095%다. 담보대출의 경우 저리대출 상위 100명의 1.32%~1.66%로 평균금리는 1.59%를 기록했다. 이는 전체 신용대출(4.02%)과 담보대출 평균금리(3.04%)의 절반에 불과하다.

농협은행의 신용 및 담보 저리대출을 받은 상위 100명의 직업은 무직, 회사원, 공무원, 군인, 주부, 개인사업자, 연구원, 의사, 간호사, 사립교직원 등으로 확인했다. 여기에는 심지어 외국인도 포함되어 있었다. 하지만 농민은 찾아볼 수 없었다.

위성곤 의원은 “농협은행은 농협 본연의 활동에 필요한 자금과 수익 확보를 목적으로 농협중앙회가 100% 출자해 만들어진 은행이다. 또 농협중앙회도 농업인의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지위를 향상시키고 농업 경쟁력 강화를 통해 농업인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는 협동조합”이라며 “그러한데도 농협은행의 저리대출자 가운데 농업인 고객이 단 한명도 없다는 것은 농협은행이 농민을 위한 활동을 외면하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지적했다.

위성곤 의원은 “농협이 농민을 위한 존재임을 강조하면서도 실질적인 활동에서는 농민을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농협은 농협법의 취지를 살려 농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대출제도를 농민중심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태구 기자 ktae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