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영흥도 인근 해상에서 낚싯배를 들이받아 13명의 사망자를 낸 급유선 선장이 자신의 과실을 인정했다.

영흥도 낚싯배 전복 사고를 수사 중인 인천해양경찰서는 4일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긴급체포한 336t급 급유선 명진15호(336t급) 선장 전모씨(37)로부터 “(낚싯배가 알아서) 피해 갈 줄 알았다”는 진술을 받았다고 밝혔다.

선장 전씨는 “선창1호가 가까운 거리에서 같은 방향으로 운항하고 있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며 전방주시의무 위반 등 과실을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인천해양경찰서는 명진15호 선장 전씨와 갑판원 김모씨(46)의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전씨와 김씨는 전날 오전 6시9분(해경 신고접수시간) 영흥도 남서방 1마일 해상에서 9.77t급 낚싯배 선창1호를 들이받아 낚시꾼 등 13명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선창1호 승선원 22명 중 13명이 사망했고, 선장 오모씨(70) 등 2명은 실종됐다. 나머지 7명은 주변 해역과 선내에서 구조됐다.

이와 함께 선장 전씨는 사고 시간대 당직 근무자로 급유선 조타실에서 조타기를 잡고 있었으나, 또 다른 당직 근무자인 갑판원 김씨는 당시 조타실을 비웠던 것으로 확인됐다.

통상 급유선 운행 시 새벽이나 야간 시간대에는 2인 1조로 당직 근무를 하는데, 보조 당직자는 전방을 주시하며 위급상황 발생 시 선장에게 알리는 보조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경은 4일 오전 인천 해경 전용부두에 입항한 선창1호 선내 현장감식 결과를 토대로 급유선 선장인 전씨가 사고 당시 과속을 했는지도 조사할 계획이다.

해경 관계자는 “선장 등 급유선 승선원 6명 전원을 상대로 사고 당시 상황을 조사했다”며 “업무상과실치사 혐의가 있는 선장 등 2명을 조사 중 긴급체포했고, 4일 오후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했다.

인천=정수익 기자 sagu@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