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벽두가 밝았다.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롤챔스) 새 시즌 개막도 코앞으로 다가왔다. 겨울잠에서 깨어난 참가 팀들은 지난 12월 중순께부터 본격적인 시즌 준비에 돌입했다.
지난 시즌 데뷔 무대를 가졌던 선수들은 달력을 새로 갈아 끼움과 동시에 신인 딱지를 뗐다. 2017년 한 해 동안 아쉬운 모습과 성장 가능성을 동시에 보였던 이들이다. 현재는 잠재력을 100% 발휘하기 위해 스스로를 담금질 중이다. 이 선수들 중 무술년을 자신의 해로 만들 주인공은 누구일까. 쿠키뉴스가 가장 기대되는 선수 3인을 꼽았다.
▶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선수” 아프리카 ‘기인’ 김기인
김기인은 지난 서머 시즌 2라운드에 에버8 위너스 소속으로 데뷔했다. 결과적으로 팀의 강등을 막지 못했지만 총 20세트에 출전해 12개의 솔로 킬을 따내면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그는 에버8 위너스에 들어가기 전까지 타 팀의 연습생 생활 등을 거친 경험이 없다. 문자 그대로 원석이다. 최연성 감독의 강도 높은 세공 기술이 더해진다면 한층 더 좋은 선수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
아프리카 프릭스 강영훈 사무국장은 김기인을 두고 “지난 시즌 긴장하지 않고서 자신의 기량을 증명했고, 나이도 어리기 때문에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선수”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좀 더 다듬어지면 굉장한 선수가 될 것이라고 본다”면서 “스타크래프트로 치자면 우승할 수 있는 재목이며, 우리는 그렇게 키울 수 있다고 자신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팀 사정상 탑 캐리가 강요됐던 지난 시즌과는 달리, 오는 2018시즌에는 보다 다양한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팀에 ‘쿠로’ 이서행, ‘크레이머’ 하종훈 등 캐리 능력이 뛰어난 라이너들이 있기 때문이다.
▶ “세 손가락 안에 드는 정글러로” 진에어 ‘엄티’ 엄성현
엄성현에게 2017시즌은 롤러코스터 같은 한 해였다. 스프링 시즌 부진한 활약으로 갖은 조롱과 비난에 시달려야 했다. 때문에 정신적으로도 어려움을 겪었다. 일주일간 4번의 심리 치료를 받았다.
하지만 서머 시즌 내재해있던 공격적 재능을 모두 끌어올리는 데 성공하면서 팀의 에이스로 거듭났고, 강등권의 팀을 6위로 끌어 올렸다. 킬 관여율을 10% 가까이 올리면서 게임에 끼치는 영향력 또한 키웠다.
오는 스프링 시즌은 그가 선호하는 육식 정글러들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그런 만큼 엄성현의 가치는 더욱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그를 지도하는 한상용 감독 역시 “2018시즌 엄성현의 역할은 팀에서 상당히 중요할 것이라 생각한다. 정글러로서 게임의 초중반 흐름을 잡는 역할을 할 것이고, 똑똑한 선수인 만큼 잘할 것이라 믿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복 등 작년에 단점으로 지적받았던 문제를 최소화하고 있으며, 차기 시즌에는 정글러로서 세 손가락 안에 드는 선수가 될 수 있게끔 노력할 것”이라고 첨언했다.
▶ “재능을 증명하는 시즌” bbq ‘고스트’ 장용준
장용준은 엄밀히 말해 3년차 선수다. 2016년, 전 소속팀인 CJ 엔투스에서 활동한 경험이 있다. 하지만 그는 당시 2세트 출전에 그쳤으며, 그마저도 모두 패했다. 사실상 bbq 올리버스 주전 원거리 딜러로 활동한 지난 시즌이 그의 실질적인 데뷔 무대였던 셈이다.
장용준은 개인 기량은 뛰어나지만 게임을 능동적으로 풀어나가는 능력이 부족하다는 평을 받았다. 올 시즌 경험 많은 정글러 ‘트릭’ 김강윤과 서포터 ‘이그나’ 이동근이 합류함에 따라 플레이메이킹의 부담을 덜 수 있게 됐다. 이제 그는 원거리 딜러로서 온전히 상대방을 두들기는 데에만 집중할 계획이다.
bbq 올리버스 양지훈 미디어 팀장은 “(장)용준이가 지난 시즌 처음으로 풀타임 시즌을 소화했다. 많은 경험을 한 만큼 (차기 시즌에는) 잠재력이 폭발할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또 “외부에서 바라볼 때 올리버스의 원거리 딜러가 불안하다는 평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며 “올 시즌은 장용준의 재능을 보여주고 증명하는 시즌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민섭 기자 yoonminseop@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