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프랜차이즈 BBQ와 bhc치킨의 감정싸움이 3000억대 소송전으로 치달으면서 감정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양 사는 화해의 용의가 있다면서도, 상대의 반응이 우선돼야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사태진정에는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BBQ와 bhc치킨은 모자회사 관계였지만 BBQ가 미국계 사모펀드인 로하틴그룹에 bhc를 매각한 이후부터 갈등이 빚어졌다.
2013년 로하틴그룹은 BBQ로부터 자회사인 bhc치킨을 인수한 뒤 다음해 ICC에 BBQ를 제소했다. 매매계약서에 가맹점 수가 허위로 기재됐다는 이유였다.
이 과정에서 박현종 bhc치킨 회장이 중심인물로 부각됐다. 2012년 BBQ 글로벌 대표이사로 영입된 박 회장은 다음해 bhc치킨 매각과 동시에 bhc 대표로 자리를 옮겼다.
당시 BBQ는 매각절차를 진두지위한 박 회장이 자리를 옮기자 마자 이러한 문제를 짚어내 소를 제기한 것에 대해 ‘의도적 허위기재’ 라고 주장했다. bhc는 박 회장이 매각절차에 관여했지만 점포 실사 내용에 대해 확인할 수 없어 불가능하다고 맞섰다.
결국 ICC는 bhc치킨의 손을 들었고 BBQ는 판결에 따라 bhc에 100억원을 배상해야 했다. 이후 양 사는 상품공급대금에 대한 청구소송과 물류용역대금 손해배상청구소송 등 총 3000억원 규모의 소송에 얽혀있는 상태다.
‘화해의 시그널’은 bhc치킨 쪽에서 먼저 던졌다. 지난 13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박현종 bhc치킨 회장은 “기업의 본업을 열심히 해야 하는데 소송전에 휘말려서 모습이 좋지 않다”면서 “(BBQ와) 화해할 생각 200%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화해무드가 형성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양 사 모두 먼저 적극적인 문제 해결에 나서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BBQ 측은 박 회장의 이같은 발언에 대해 뜻뜨미지근한 반응이다. 소송전의 시발점이 국제상공회의소(ICC) 소송인 만큼 화해를 원한다면 bhc 측에서 먼저 현실적인 제안을 해야한다는 입장이다.
BBQ 관계자는 “현재 소송전의 시작은 bhc가 소를 제기했던 ICC 소송”이라면서 “진행 중인 형사소송의 경우 재판에서 결정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말 화해가 필요했다면 간담회에서 어필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를 먼저 찾아와 문제 해결방안을 논의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bhc 역시 BBQ 측의 제스쳐가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bhc 관계자는 “‘화해할 마음 200% 있다’는 말은 BBQ가 먼저 문제 해결에 대한 의견을 낼 때를 전제로 하고 있다”면서 “배임에 걸리지 않는다면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조현우 기자 akg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