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하동의 기숙형 대안학교식 모 서당에서 학생간 성폭력 사건이 발생해 경찰과 교육당국이 조사에 착수했다.
30일 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지난 28일 하동에 있는 기숙형 대안학교식 서당에서 재학 중인 자녀가 있다는 학부모로부터 성폭력 사건이 발생했다는 신고가 도교육청에 접수됐다.
경찰은 지난 25일 신고를 접수받고 수사에 착수, 서당 관계자 등을 상대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이 서당에 재학 중인 남학생 2명은 지난 23일 밤과 24일 새벽 사이 남학생 숙소에 후배 여학생을 불러 술을 함께 마신 뒤 성폭력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도교육청은 이 서당이 상당히 오래 전에 설립돼 운영해오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했다.
하지만 이런 서당들은 ‘대안학교’로 속해 있지 않다.
그러다 지난해 12월께 ‘개인과외교습소’로 등록하고 나서야 뒤늦게 제도권에 포함됐다.
지금껏 법의 테두리 밖인 사각지대에 놓였던 셈이다.
하동지역에만 이 같은 형태로 운영하는 서당이 여러 곳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이런 서당이 운영하는 기숙사는 엄밀히 따지면 ‘하숙’의 개념에 가깝다.
이 서당에서 교육 받고 있는 45명의 학생들은 모두 하숙 형태로 생활하며 수업을 받고 있었다.
이런 사건이 발생했지만 학생들을 다른 곳으로 옮겨 교육을 받게 하는 전원 조처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학부모 대부분이 훈장으로 불리는 서당의 대표 격인 ‘개인과외교습자’를 후견인으로 지정했기 때문이다.
도교육청은 지난 29일 문제가 불거진 서당에 교습 정지 1년의 행정처분을 내렸다.
지난해에도 경남에 있는 한 기숙형 대안학교에서 사제간‧학생간 성폭력‧폭력 사건이 발생해 큰 파문이 일었다.
이에 도교육청이 부랴부랴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했다.
하지만 불과 1년 만에 이 같은 사건이 되풀이 된 데다 이 서당은 교육당국에 이 같은 사실을 보고하지도 않은 것으로 드러나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이번 서당 형태의 운영이 지금껏 사실상 사각지대에 놓였었다가 최근에서야 개인과외교습소로 등록되면서 제도권에 들어왔다”며 “경찰에서도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정확한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까지 서당의 학생들을 상대로 전수 조사한 결과 추가 피해자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사건 관계자들을 상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 중에 있다”고 말했다.
하동=강승우 기자 kka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