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히트곡 '아파트'(APT.)를 노래한 걸그룹 블랙핑크의 로제가 미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서 K팝 아이돌이 되는 힘든 과정을 이야기하며 "나는 살아남았다"라며 “완벽한 소녀가 되도록 훈련받았으나 이제는 자신을 찾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23일(현지시간) 공개된 NYT 인터뷰에서 로제는 첫 솔로 정규앨범을 내는 소감으로 "언젠가 앨범을 내는 꿈을 꾸긴 했지만, 실현 가능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라며 "작년에 이 모든 과정을 처음 시작했을 때 내 자신을 많이 의심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로제는 “많은 여성 아티스트의 음악을 들으며 자랐고 그들과 공감하며 힘든 시기를 이겨냈다”고 털어놨다.
뉴질랜드 출신으로 한국인 이민자 부모님 사이에서 태어난 로제는 8살 때 호주로 이주했다. YG엔터테인먼트에는 15살이었던 2012년 오디션을 통해 들어오게 됐다. 이후 한국으로 온 로제는 연습생 생활을 시작했다.
로제는 오전 9시30분에 일어나 새벽 2시까지 연습을 하곤 했다며 “혼자 연습실을 쓰고 싶어 퇴근 후 남아서 계속 하는 날도 많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연습생 생활은 무엇보다 외로웠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겪어야 할 외로움을 이해하지 못했다”면서 “엄청난 충격(traumatizing)이었다. 충격적이었지만, 나는 살아남았다"라고 회고했다.
로제는 버틸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아이돌이 되기 위해 멀리 여행 왔기 때문”이라며 “호주로 돌아가 실패한 과정을 모두 설명하고 싶지 않았다"라고 전했다.
연습생 시절을 거쳐 블랙핑크로 데뷔하는 과정에 대해서는 "처음 몇 년 동안은 개인적으로 매우 힘들었지만, 몇 년 뒤 어느 정도 적응하고 새로운 세계에 적응하는 방법을 배우기 시작했다"라고 했다.
로제는 아이돌로서 무엇이 가장 힘들었는지를 묻자 “항상 완벽한 방식으로 자신을 보여주도록 훈련받았고, 온라인에서 팬들과 소통할 때도 마찬가지였다”라며 “하지만 우리의 감정과 느낌, 경험에 관해서는 이야기하도록 훈련받지 않았다”라는 답이 나왔다.
이어 이번 솔로 앨범을 준비하면서는 "내가 함께 자라온, 내가 공감할 수 있는 음악을 만들고 싶다는 개인적인 욕구와 필요성이 컸다"라고 설명했다.
온라인상에서 이뤄지는 K팝 여성 가수를 향한 괴롭힘을 언급할 때는 눈물을 터뜨리기도 했다. 로제는 “당신도 그런 일을 겪었냐”는 질문에 “그런 것 같다”라고 답했다. “나는 꽤 강인한 성격이라 감정적으로 대응하고 싶지는 않지만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났을 때 기분이 정말, 정말 안 좋았다”라고도 덧붙였다.
그러면서 괴롭힘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방법으로 작곡을 찾았다고 했다. 그는 “작곡은 제가 정말 필요로 했던 순간에 축복처럼 다가왔다”라며 “정말 큰 문제를 안고 들어가서 노래에 담아두면 제 마음속에서는 떠나곤 했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날은 그 노래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도움이 안 됐어!'라고 해요. (웃음) 그 노래는 앨범에는 들어가지 않을 거고요”라고 덧붙였다.
로제는 내달 6일 첫 솔로 정규 앨범 '로지'(rosie)를 발표를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