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막내가 과장이에요’ 부동산경기 둔화에 짐 싸는 건설사 직원들

‘팀 막내가 과장이에요’ 부동산경기 둔화에 짐 싸는 건설사 직원들

기사승인 2018-08-02 01:00:00

올 해 3월 기준 10대 건설사들의 정직원수는 3만7734명으로 전년동기(3만8763명) 대비 1029명(2.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삼성물산의 경우 지난해보다 436명 줄었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인력 감축의 원인이 해외 중동 시장의 실적 부진과 정부의 부동산 규제와 관련 있다고 보고 있다. 재건축 환수제, 보유세 강화 등의 부동산 규제로 인해 건설사들이 인원 감축을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3월 기준 삼성물산의 건설부분 직원 수는 4803명으로 전년동기(5239명) 대비 436명 줄었다. 정규직만 1년 만에 8.3%가량 감소한 것이다. 인원감축은 2016년 6129명, 2017년 5239명으로 계속해 이뤄졌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부서 인력과 상황에 따라 희망퇴직이나 리프레쉬 휴가제를 탄력적으로 운영했는데, 휴가를 쓰고 나서 복귀하지 않고 퇴사를 한 직원이 적지 않다”며 “직급별로 다양하게 이직을 하거나 새 진로를 찾는 경우”라고 말했다. 

SK건설은 지난해 3월 기준 4299명이었던 전체 정규직 직원 수가 올 해 3월 기준 4152명으로 147명(3.4%) 줄었다. 특히 플랜트 부문의 경우 같은 기간 2610명에서 2474명으로 136명 줄었다. 

SK건설 관계자는 “경영활동의 일환으로 저성과자들을 대상으로 면담을 가지면서 직무 배치를 다시 하거나 새로운 역할을 부여하고 있다”며 “그 과정에서 팀을 바꾸는 분도 있는가 하면 본인 의사로 퇴직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플랜트 업계의 경우 이직이 빈번하다”며 “한 건설사가 대형 프로젝트를 수주하면 엔지니어링들에게 오퍼가 많이 가기 때문에 인원이 줄거나 느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GS건설은 199명의 인력 감축이 이뤄졌다. 지난해 3월 기준 정규직 직원 수 5301명에서 올 해 3월 기준 5102명으로 3.7% 감소했다. 특히 해외 플랜트 직원 수가 크게 줄었다. 3월 기준으로 비교한 결과 2015년 2784명, 2016년 2675명, 2017년 2425명, 올해 2146명으로 지속적인 인원 감축이 이뤄졌다.

GS건설 관계자는 “국내적으로는 직원 수가 부족한데 반해 최근 중동 시장 환경은 좋지 않아서 해외 파트 관련 정규직 채용을 예전보다 덜 하고 있다”며 “여기에 자연 퇴사자는 지속적으로 발생하다 보니 전체적으로 정규직 직원 수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밖에 대우건설과 대림산업은 지난해 직원 수가 각각 4035명, 4459명으로 1년 새 각각 87명(2.1%), 85명(1.9%) 줄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현재 4122명으로 62명(1.4%) 줄었다.

일각에선 이같은 인력 감축의 원인이 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관련 있다고 보고 있다. 정부가 지난해 8·2대책을 포함해 규제를 잇달아 발표함에 따라 주택경기가 위축되고, 이에 따라 건설사들의 인원 감축이 이뤄진다는 설명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6년 만에 팀 내 신입사원이 들어왔는데 그마저도 퇴사하고 이직해서 현재 팀 막내가 과장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2~3년간 건설사들은 주택 부분의 수익으로 해외 플랜트 부문의 적자를 매워왔다”며 “하지만 최근 정부의 주택 시장 규제로 인해 매년 조금씩 인원을 줄여 나가고 있는 상황”이라 전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박철한 연구위원은 “최근 건설사들은 정부의 보유세 인상 등에 따라 당초 많을 것으로 예상됐던 분양물량을 조정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에 따라 건설사들의 인원 감축 기조가 자연스럽게 발생한 것으로 여겨진다”고 덧붙였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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