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SR 규제 여파…사회초년생, 내집마련 꿈조차 사라지나

DSR 규제 여파…사회초년생, 내집마련 꿈조차 사라지나

기사승인 2018-10-25 03:00:00

정부의 고강도 대출 규제가 사회초년생들을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상대적으로 소득이 낮으면서, 학자금대출 등으로 이미 빚을 진채 사회에 첫발을 내딛은 젊은층의 대출이 막히면서 내집마련 등의 꿈이 더욱 멀어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이에 계층별, 연령별, 지역별로 제도적 보완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들려오고 있다.

24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당장 다음주부터 모든 은행에서 DSR(총부채 원리금 상환 비율) 70%로 대출 규제가 이뤄진다. 금융위는 DSR 70%가 전체 대출의 15%를 넘지 않게 할 것을 통보했다. 이번 DSR 규제는 전국을 대상으로 신용대출, 전세자금대출, 마이너스대출까지 모든 대출에 적용된다. 앞선 대출 규제들이 서울과 일부 수도권 등을 위주로 적용됐던 것과 다르게 적용 범위가 확대됐다.

DSR은 쉽게 말하자면 본인 소득에 따른 대출 비율을 의미한다. 예컨대 소득이 2000만원인데 대출이 2000만원이면 DSR이 100%인 것. DSR 심사가 까다로워지면 소득이 낮거나 빚이 많은 사람은 대출받기가 어려워진다.

이에 따라 사회초년생들은 사각지대로 내몰리게 됐다. DSR이 낮아지면, 즉 본인 소득에 따른 대출 비율이 낮아지게 되면, 상대적으로 소득이 적을 수밖에 없는 사회초년생들이 받을 수 있는 대출금은 더욱 적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한 학자금대출, 마이너스통장 등이 있는 사회초년생이라면 더더욱 대출이 거절될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저소득층이 주로 이용하는 햇살론, 새희망홀씨대출 등 서민금융 상품에는 DSR 규제를 적용치 않기로 했다. 하지만 서민금융 상품은 대출한도가 낮아 내집마련 등 필요자금을 충당하기에 부족한 실정이다. 또 서민금융 상품을 이용한 차주가 다른 가계대출을 신청할 경우 서민금융 상품의 원리금상환액이 DSR에 적용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햇살론 등과 같은 서민금융상품의 경우 대출상품에서 최고한도가 많지 않기 때문에 내집마련 등과 같은 큰 목돈을 대출 받기엔 어려움이 있다“며 ”이는 소득증명 안 되는 분들을 대상으로 생활자금 마련 정도에 그친다”고 말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 회장(경인여대 교수)은 “대출규제 등과 같은 수요억제 정책을 펴면 서민들이 더 큰 손해를 본다”며 “최근 강남의 경우 60%가 자기자본으로 구입하는 조사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번에 DSR 규제 정책의 예외 사항으로 햇살론 등과 같은 서민금융정책이 마련돼 있지만, 이는 생활자금 정도지 내집마련 등과 같은 목돈을 마련하기에 부족함이 크다”고 덧붙였다.

이에 전문가들은 지역, 연령, 계층별로 규제정책에 차등을 두는 방향으로 제도적 보완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대출규제를 하더라도 사회초년생이나 저소득층 가구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제도적 보완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서 회장은 “전국을 대상으로 같은 규제 조건을 펼치니까 지방 부동산 시장이 무너지는 것”이라며 “정부는 지역, 연령, 계층별로 세분화시켜서 맞춤형 대출정책이 될 수 있도록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교언 교수(건국대 부동산학과)는 “이번 규제로 인해 사회초년생들은 내집마련의 꿈조차 사라지게 생겼다”며 “대출규제를 하더라도, 사회초년생이나 저소득층을 보호할 수 있는 보완책이 함께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심각한 경우 이들이 대부업체 쪽으로  가게 되는 상황까지 발생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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