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낙후지역 개발 기대...부동산신탁업 10년 만에 추가 인가

도심 낙후지역 개발 기대...부동산신탁업 10년 만에 추가 인가

기사승인 2018-10-25 03:00:00

금융위원회가 최대 3곳의 신규 부동산신탁회사 설립을 허용하기로 했다. 신한금융지주의 부동산신탁업 진출 소식뒤 들려온 10년 만의 부동산신탁회사 추가 인가 소식에 부동산신탁 시장에 일대 변화가 기대되고 있다.

부동산신탁업은 신탁사가 부동산 소유자로부터 권리를 위탁받아 해당 부동산의 관리와 처분·개발을 통해 수수료를 받는 사업을 말한다. 

금융위는 24일 경쟁력과 혁신성을 갖춘 업체를 대상으로 최대 3곳까지 부동산신탁회사 설립을 허용하겠다는 내용의 ‘부동산신탁업 신규인가 추진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방안은 앞서 진행된 금융산업 경쟁도 평가에서 부동산 신탁업의 경쟁도가 충분하지 않다는 평과 결과에 따른 것이다.

신규인가 방안을 보면 최대 인가 업체 수는 3곳으로 심사 기준에 미달할 경우 1~2곳의 인가에 그칠 수 도 있다. 심사는 금감원과 외부평가위원회를 통해 진행되며, 심사 후 증선위와 금융위 의결을 거쳐 최종 확정된다. 

심사 기준은 ▲자기자본 ▲인력‧물적설비 ▲사업계획 ▲이해상충방지체계 ▲대주주 적합성 등 총 5개 항목이다. 특히 심사 배점 1000점 가운데 사업계획, 이해상충방지체계 및 대주주 적합성에 750점의 배점이 부여돼 해당 항목의 중요성이 높다. 

금융당국은 신규인가 방안에 대해 오는 10월 30일 설명회를 가지고 다음달 26~27일 예비인가 신청서를 접수받을 예정이다. 신규인가 방안에 따라 최대 3곳의 신규 부동산신탁회사가 설립될 경우 국내 부동산신탁회사는 총 14곳으로 늘어난다. 

◇도심 낙후 지역, 서민주택 개발 기대 

이번 부동산신탁회사 신규인가 추진방안은 경쟁도가 낮은 부동산신탁업의 경쟁 활성화를 통해 시장실패를 해결하겠다는 취지를 가지고 있다.  

그동안 과점 체제를 통해 ‘알짜’ 사업에만 집중해온 부동산신탁회사들의 사업 영역을 새로운 경쟁사의 출현을 통해 낙후 지역 개발과 서민주택 개발 등 사각지대로 확대하겠다는 것.

예를 들어 부동산신탁회사를 통해 도심 낙후 지역을 신혼부부나 청년들을 위한 주거지나 도시형 생활주택, 셰어하우스, 소규모 오피스텔 등으로 개발해 서민 생활에 이바지 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금융위의 이 같은 의도는 이번 심사 배점에서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금융위가 400점의 가장 큰 점수를 부여한 사업계획 항목에서 주요 심사항목은 확장성과 혁신성이다.

확장성에서는 기존 부동산신탁시장에서 충분히 제공되지 못하던 서비스를 사업영역으로 확대할 수 있는지를 들여다보고, 혁신성에서는 기존에 없던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지 여부를 따져 보게된다. 

이는 앞서 금융위가 인터넷전문은행 인가를 통해 공급 부족에 시달려온 중금리 대출 공급을 확대하려한 사례와 일맥상통하는 방식이다. 

◇농협금융·우리은행·키움증권 진출 관심

변화를 몰고올 부동산신탁회사 설립에 가장 크게 관심을 나타내고 있는 곳은 NH농협금융지주와 우리은행, 메리츠종금증권,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KTB투자증권, 키움증권 등 금융사들이다. 

이 가운데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는 곳은 NH농협금융이다. NH농협금융은 신한금융이 아시아신탁 인수를 마무리할 경우 신한·하나·KB·NH농협 등 등 국내 4대 금융지주 가운데 유일하게 신탁사를 보유하지 않은 금융지주로 남는다. 여기에 보유한 농업용지 등 자체 보유 부동산이 많다는 장점도 가지고 있다.

실제 농협금융 지주는 관련 조직을 만들어 부동산신탁업 인가 획득을 준비해 왔다. 농협금융지주 관계자는 “팀을 조직해 부동산신탁업 진출을 검토하며 금융위의 가이드라인을 기다리는 상황이었다”면서 “금융위의 인가 가이드라인이 나온 만큼 본격적으로 부동산신탁회사 설립을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지주사 전환을 준비하는 우리은행과 CEO가 부동산신탁업에 관심이 많은 키움증권과 KTB투자증권 등도 신탁업 진출을 검토 중이다.

신탁업계 관계자는 “대형 금융사들이 신탁시장에 늘어날 경우 신탁시장의 투명성이나 경쟁력이 제고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다만 중소형 신탁사에게는 어려운 경쟁환경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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