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경주시가 새로운 성장 동력원으로 정한 '해양문화관광 중심 도시'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경주는 감포, 양북, 양남에 이르는 43.5km의 긴 해안선과 문무대왕수중릉, 감은사지, 양남 주상절리, 만파식적 설화, 감포 별신굿 등 소중한 유·무형의 해양 역사자원이 풍부하다.
하지만 내륙 도시로만 인식돼 해양 관광자원 활용이 부족한 실정이었다.
이에 따라 경주시는 14일 2020년 개항 100주년을 앞둔 감포항에서 그 동안 내륙중심의 역사도시 한계를 극복하고 동아시아 국제해양관광도시의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청사진을 제기했다.
◇송대말 등대 해양문화공간 조성사업
이날 오전 포항지방해양수산청과 업무협약을 맺은 송대말 등대 해양문화공간 조성사업이 본격 추진된다.
감포항의 일출 명소로 잘 알려진 송대말 등대는 1955년 6월 무인등대로 최초 점등했다가 2001년 12월 유인등대로 변경됐다.
해양수산부의 무인화 계획에 따라 올해 11월 1일부터 무인등대로 다시 전환됐다.
시는 무인화된 등대의 부속 건물과 숙소, 부지 등 유휴시설을 전 국민이 즐기고 쉴 수 있는 새로운 해양문화공간으로 탈바꿈시켜 지역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오는 2020년까지 26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등대 주변 훼손된 환경을 정비하고 등대와 부속 건물을 감포항 근대사를 재조명하는 역사관, 가상현실 체험관 등 해양문화역사공간으로 리모델링할 예정이다.
구중모 해양수산과장은 "동해안 지역의 풍부한 해양자원을 이용해 새로운 관광과 체험, 휴양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할 것"이라며 "해양관광이 융합된 새로운 경주의 성장동력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감포읍 권역 거점개발사업
오는 2020년 감포항 개항 100주년을 앞두고 지난 6월 해양수산부 주관 '2019년 일반농산어촌개발사업'에 선정된 사업비 98억원 규모의 '감포읍 권역 거점개발사업'이 가시화되고 있다.
일반농산어촌개발사업은 어촌지역 중심지와 주변지역의 통합 거점을 개발해 지역 단위 생활권, 경제권 확대, 상생발전을 도모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다.
시는 감포항 연안항 개발, 송대말 등대 컨텐츠 사업 연계 등 감포항 주변 기초 인프라를 확충해 정주 여건을 개선하고 해양관광기반을 조성키로 했다.
이와 함께 감포항 친수공간 내 타워라이트 설치, 타워문화관 건립, 시어(市魚)인 가자미를 활용한 풍물거리 조성 등 지속 발전 가능한 어촌경제의 기틀을 마련키로 했다.
감포 개항 100주년을 넘어 새롭게 열리는 감포 100년의 초석이 될 이번 사업은 2019년부터 2023년까지 5개년 사업으로 진행된다.
올해 원활한 사업추진을 위해 지역주민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고 내년부터 기본·실시설계 용역을 거쳐 2020년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간다.
◇지역생활밀착형 '어촌 뉴딜 300' 공모 신청
해양수산부가 추진하는 '어촌 뉴딜 300 사업'은 어촌의 혁신성장을 돕는 지역밀착형 생활SOC(사회간접자본) 사업이다.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에 걸맞게 2022년까지 300여개의 어촌·어항 현대화를 통해 어촌의 재생과 혁신성장을 견인하고자 추진된다.
시는 감포 나정항과 양남 수렴항을 중심 거점으로 생활기반 조성과 경관 개선을 통한 활력 넘치는 어촌을 조성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지난달 사업대상지 지역주민 의견을 수렴해 공모사업 신청서를 해수부에 제출했다.
사업 대상지역 인근 대규모 택지개발, 관광시설 조성과 연계한 특화된 어항개발을 통해 혁신성장의 신동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공모사업은 총사업비 220억원 규모로 감포 나정항(108억원)에는 소규모 마리나시설, 어촌생태 놀이터, 다목적 광장·해파랑길과 연계한 해안산책로를 조성한다.
양남 수렴항(112억원)에는 수상레저 체험장, 군함바위 해상산책로, 관성 인도교, 관성해수욕장과 연계한 해안산책로가 들어선다.
이달 현장평가를 통해 대상 지구로 확정되면 천혜의 자연경관과 연계한 해양레저 체험과 수변 힐링공간 조성으로 청정 경주바다의 이미지를 부각하고 어업인의 소득증대에도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행정복합선 '문무대왕호' 12월 취항
동해바다를 수호하게 될 해양복합행정선 '문무대왕호'가 모습을 드러냈다.
시가 보유한 기존 어업지도선은 0.75t 규모의 소형선인 데다 선체마저 낡아 해양 수산자원의 효율적 관리와 각종 재난 발생시 신속한 업무 수행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다음달 취항을 앞둔 해양행정복합선 문무대왕호는 도비 10억원을 포함, 사업비 50억원으로 지난해 11월부터 건조에 들어가 올해 5월 기공식을 가졌다.
이후 시운전과 검사를 거쳐 지난 8월 전남 목포에서 진수식을 마쳤다.
문무대왕호는 길이 33.5m, 폭 6.0m, 높이 2.8m, 83t급으로 최대 승선인원은 30명이다.
가볍고 부식에 강한 고장력강판과 알루미늄으로 제작됐다.
특히 동해안의 거센 파도에도 최대 21노트를 유지할 수 있도록 1959마력의 고속 디젤엔진을 주기관으로 사용했다.
또 어구와 어장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워터제트 추진방식도 채택했다.
서동철 농림해양축산국장은 "감포항 개항 100주년을 맞아 경주가 가진 해양 관광자원을 적극 활용해 관광산업을 확장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주=성민규 기자 smg51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