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충정로 KT 아현지사 건물 지하 통신구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가 발생해 진화 작업 중이다.
24일 오전 11시12분 발생한 불로 현장 상공은 검은 연기로 뒤덮였다. 소방 당국은 인원 140명과 장비 34대를 동원해 불길을 잡는 데 힘을 쏟고 있다.
특수구조대 등을 투입, 두 차례에 걸쳐 사람이 있는지 현장을 수색했으며 아직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소방당국은 건물에 인화물질은 없었고, 화재 발생 장소는 통신 케이블만 설치된 곳이며 사람이 상주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 건물은 지하 1층, 지상 5층에 연면적 8천881㎡ 규모다.
소방 당국은 불이 건물 지하 통신실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통신장비용 갱도라고 할 수 있는 통신구가 외부 지하로 이어져 있고 이곳에 통신선과 광케이블 등이 있다. 건물 밖 통신구 위 지상에는 통신구로 이어지는 맨홀도 여러 개 있다.
한 소방 관계자는 "건물 규모나 인명피해 기준으로 봤을 때 대형 화재로 보지는 않는다"며 "다만 광케이블이 있어서 유·무선 (통신에 문제가) 되고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완전 진화가 늦어지는 이유에 대해서는 "사람이 진입할 수가 없다"며 "지상의 맨홀보다 2m 아래에 불길이 있어서 사람이 물리적으로 들어갈 수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또 "맨홀에 물을 부어서 채우는 방식으로 끄고 있다"며 "광케이블이 고무 재질이다 보니 잘 타서 진화가 늦어지는 측면도 있다. 지하에 (불길이) 차단돼 있어서 상층부로 올라올 가능성은 없으며 연기가 희석되면 2시간 안에 진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화재로 인한 통신 장애는 더 지속될 전망이다. 이 화재로 서울 중구, 용산구, 서대문구, 마포구 일대에서 KT가 제공하는 휴대전화, 초고속인터넷, IPTV 서비스 등에 통신장애가 발생했다.
KT 통신망을 사용하는 카드 단말기와 포스(POS·판매시점 정보관리 시스템)가 '먹통'이 되면서 커피전문점, 편의점, 식당 등 상가도 영업에 차질을 빚었다.
KT 관계자는 "화재 원인과 장애 규모를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