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연예인 부동산 투기, 어제와 오늘…전문가 “아이유 투자, 손혜원 투기”

정치·연예인 부동산 투기, 어제와 오늘…전문가 “아이유 투자, 손혜원 투기”

기사승인 2019-01-18 03:00:00

가수 아이유가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논란을 빚고 있다. 아이유 측은 해당 논란에 대해 허위 사실이라며 전면 반박에 나섰지만 논란은 쉽사리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도 전남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에 휩싸여 있다. 

이처럼 인들의 부동산 투기 논란은 비단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업계 전문가들은 아이유는 개발호재가 있기 몇 년 전에 구매했고, 현재 실사용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투기라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반면 손혜원 의원의 경우 차명계좌 등 불법 거래 정황이 포착될 뿐더러, 이미 수 채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투기가 의심스럽다는 설명이다.

◇‘국민 여동생’ 아이유, 투기 논란

가수 아이유(본명 이지은)가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고 있다. 아이유 측은 해당 논란에 대해 허위 사실이라며 전면 반박을 하고 있고, 아이유 본인도 자신의 SNS를 통해 “23억 차익, 투기를 목적으로 한 부당 정보 획득. 전부 사실이 아니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논란은 지난 7일 한 인터넷 매체가 정부가 수도권 광역급행열차(GTX) 건설에 속도를 내면서 관련 지역 부동산 시장이 들썩인다는 취지의 보도를 하면서 불거졌다. 이 매체는 아이유 등이 GTX 수혜자 명단에 포함된다고 주장했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아이유가 지난해 2월 부동산 한 건을 매입했고, 매입 이후 1년도 지나지 않아 시세가 급등했다는 것. 이들은 오름세의 원인으로 국토부의 GTX C노선이 본격 추진되는 과천역 인근에 위치한다는 점과 3기 신도시 발표 등을 꼽았다.

이같은 보도가 나가면서 일각에서는 아이유가 그린벨트 지역 해제를 예상하고 토지를 매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들에 따르면 아이유가 매입한 건물과 토지는 당초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 지역으로 지정됐으나 지난해 4월 해제됐다. 이러한 정보를 아이유가 부당한 방법으로 입수해 지난해 2월 매입한 것 아니냐는 주장.

이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아이유의 과천 투기를 조사해 달라’는 취지의 청원이 게재됐다. 청원자는 아이유가 “경기도 과천의 땅을 46억원에 매입했는데, 현재 그 땅은 시세가 올라 69억원이 됐다”며 이로 인해 23억원의 시세차익을 얻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GTX 과천 노선을 확정한 것은 지난해 12월이다. (아이유가) 어떻게 확정노선을 알고 금싸라기 땅을 샀는지 조사해 달라”며 “정책 진행 과정에서 정보 유출이 있는지 면밀히 살펴 두라”고 주장했다. 이 청원은 2만6039명(17일 기준)의 동의를 얻은 상태다.

◇손혜원 의원, 목포 건물 차명 매입 의혹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간사인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목포 구도심 거리가 등록문화재로 지정되기 전 친척과 지인을 동원해 인근 건물을 사들여 이익을 얻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손 의원은 최근 보도자료를 내고 “문화재로 지정되면 개발이 제한돼 오히려 부동산 가치가 떨어진다”며 “문제가 된 지역을 문화재로 지정하도록 문화재청에 압력을 가했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하지만 자유한국당 등 야당은 손 의원의 의원직 사퇴까지 요구하며 공세를 강화하는 데다, 해명이 부족하다는 시각도 있다.

논란은 한 매체가 손 의원이 등록문화재인 전남 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의 건물들을 투기 목적으로 사들였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해당 매체는 지난 15일 손 의원이 자신과 관련된 재단과 친척 및 지인 명의로 2017년 3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에 있는 건물 아홉 채를 매입했다고 보도했다. 

조카가 소유한 건물 세 채를 비롯해 손 의원 남편이 이사장으로 있는 문화재단 명의의 건물 세 채, 손 의원 보좌관의 배우자 명의 건물 한 채, 보좌관 딸과 손 의원의 다른 조카 공동명의의 건물 두 채다. 

매체는 이 건물들 가운데 여덟 채가 문화재로 등록되기 전에 거래됐다고 설명했다. 한 채는 등록 직후에 매입했다고 했다. 매입 가격은 3.3㎡당 100만∼400만원. 이 지역이 문화재로 등록된 뒤에는 네 배 정도 뛰었다.

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은 문화재청이 지난해 8월 처음 도입한 면 단위 등록문화재다. 문화재로 등록된 근대 건축물은 보통 수리 및 보수 등을 국비나 지방비로 전액 혹은 일부 지원받는다. 이 때문에 통상 문화재로 등록되면 인근 부동산 가격이 오르는 경향이 있다. 

◇강호동·이운재·이봉주 등이 사랑한 평창 

이같은 유명인들이 부동산 투기 논란은 지난 평창 올림픽 유치활동이 진행되던 때에도 있었다. 방송인 강호동, 마라톤 선수 이봉주, 전 축구 국가대표 이운재 등은 지난 2012년 평창 일대 토지를 구입할 당시 투기 논란에 휩싸였었다. 

당시 강호동은 평창에서 동계 올림픽 유치 활동이 진행되던 2009년 7억원 상당의 토지를 매입했고, 평창에 동계올림픽 유치가 확정된 2011년 7월 13억원 가량의 토지를 추가로 사들였다. 그와 부인 명의로 매입한 땅은 올림픽이 개최된 알펜시아 리조트에 인근의 약 2만㎡(6050평)으로, 시가 20억원 상당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투기 의혹이 일자 강호동은 토지 구입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투기가 아닌 투자 목적”이라고 입장을 표명했다. 해명에도 잡음이 잇따르자 강호동은 “지인의 권유로 장기 투자 목적으로 땅을 샀지만, 논란이 될 수 있는 땅을 산 것 자체만으로 사려 깊지 못한 행동이라 생각한다. 그 부분에 무지했다”고 사죄하며 2012년 2월 해당 토지를 아산병원 사회복지재단에 환원했다.

당시 강호동 뿐만 아니라 마라톤 선수 이봉주, 전 축구 국가대표 이운재 등도 평창 땅을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봉주는 2011년 4200㎡(1270평) 면적을, 이운재는 2003년 1만5000㎡(4537평) 규모의 땅을 산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 전문가들 “아이유 투자, 손혜원 의원 투기”

업계 전문가 및 관계자들은 아이유 건에 대해서는 투자, 손혜원 건에 대해서는 투기라고 판단했다. 통상 투기와 투자를 나누는 기준 중 구입시점과 실사용여부가 있는데, 아이유의 경우 실제로 몇 년 전에 구입해 현재까지 실사용을 하고 있기 때문에 투기라고 보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과천에 위치한 한 부동산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아이유 사건은 투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그 이유로 “투기와 투자를 나누는 기준 중 하나가 구입시점과 사용여부가 있다”라며 “투기 목적이라면 지하철 근처나 개발호재가 있는 해당 지역 안으로 들어갔을 거다. 그리고 구매 후 현재까지 실제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봤을 때 투기보다는 투자에 가깝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손혜원 의원과 같은 경우 차명계좌 등 불법적인 거래 정황도 포착될 뿐더러, 당초 수 채를 보유한 인물이라는 점에서 투기가 의심된다고 내다봤다.

권대중 교수(명지대 부동산학과)는 “손혜원 의원은 명백한 투기라고 생각한다”며 “보유한 건물이 일단 기본적으로 몇 채씩있을 뿐더러, 불법으로 차명계좌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투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 회장(경인여대 교수)은 “직위를 이용해서 비밀 정보를 사전에 습득했는지 여부가 손혜원 의원이 투기인지 투자인지를 가늠할 기준이라고 본다”며 “만약 국회의원이라는 직위를 이용해 어떤 고급정보를 사전에 남들보다 일찍 취득해 부동산 투자했다면 그것은 병백한 투기”라고 말했다.

또 공인들은 자산증식을 할 경우 일반인들보다 엄격한 판단 잣대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남들보다 가진 자들인 만큼 부동산이나 주식에 투자를 할 때 선명성, 도덕성 등과 같은 기준이 요구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서 회장은 “사람들은 아이유나 손혜원 같은 공인들에게 좀 더 날카로운 판단 잣대를 들이댄다”며 “그들이라고 해서 자산증식을 하지 말라는 법은 없지만, 부동산이나 주식을 투자할 때 있어서 남들보다 다른 선명성이나 도덕성 등이 요구돼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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