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을 줄이고 일자리를 늘리는 이른바 '광주형 일자리' 사업이 30일 마침내 첫발을 내딛었다. 특히 지방자치단체가 노사민정 대타협을 이끌어 낸 일자리 창출 방안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광주시는 이날 오후 5시 광주시청 중회의실에서 노사민정협의회를 열고 현대차와 그동안 진행한 협상(안) 내용을 공개하고 이에 대한 심의를 벌였다.
위원들은 지역 노동계와 상생협의회 결정사항의 유효기간을 비롯해 '지역경제 활성화 및 일자리 지속 창출을 위한 노사상생발전협정서'(안)를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이에 따라 광주시는 이를 토대로 현대차와 최종 협상을 마무리한 뒤 31일 오후 2시30분 광주시청 1층 로비에서 노사민정 대표와 시민 등이 참여한 가운데 현대차와 투자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협약식에는 정부를 비롯한 여야 정치권 주요 인사들이 대거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광주시와 현대차는 최근 협상을 벌여 마지막 쟁점이 된 '임금·단체협상 유예' 조항에 대해 절충점을 찾고 잠정합의안을 만들었다.
'임금·단체협약 유예조항'을 그대로 존속하는 대신 노동계의 주장을 받아들여 '법에 따른 노동 활동을 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단서조항으로 추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종 협상안에는 이 쟁점 조항 외에도 기존에 합의했던 안정적인 노사관계 정착을 위한 상생발전협의회 구성 방안, 선진 임금체계 도입, 적정 노동시간 구현과 인력 운영방안 등을 포함하고 있다.
광주시는 지난해 12월5일 예정됐던 협약식이 무산된 뒤 이용섭 시장이 협상팀을 재정비하고 직접 협상단장을 맡아 전면에 나서면서 타결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 시장은 그동안 현대차 수뇌부와 접촉을 통해 그동안 합의를 이뤘던 부분을 제외하고 마지막 쟁점인 '임금·단체협상 유예조항'에 대해 양측이 수용할 수 있는 대안을 찾기에 주력한 끝에 의견 접근을 이뤄냈다.
최종 협상안에는 광주시가 법인 자본금 7000억원 가운데 자기자본금(2800억원)의 21%(590억원)을, 현대자동차는 19%(530억원)를 신설할 법인에 투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초임 연봉 3500만원, 근로시간 주 44시간 등으로 합의를 이룬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광주형 일자리는 광주시가 조성 중인 빛그린국가산업단지에 완성차 생산공장(62만8000㎡)을 짓고 이 공장을 경영할 신설독립법인에 현대차의 투자를 끌어내는 것이 핵심이다.
연간 10만대 규모의 1000cc 미만 경형 스포츠유틸리티(SUV) 공장을 지어 직접 고용 1000여 명 등 직간접 고용 1만2000여 명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 목표다.
배성은 기자 seba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