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로카드] 꼭 손흥민이어야 했을까

[옐로카드] 꼭 손흥민이어야 했을까

꼭 손흥민이어야 했을까

기사승인 2019-05-28 17:06:59

혹사 논란에도 벤투 감독은 또 다시 손흥민을 발탁했다. 많은 선택지를 두고 이번에도 안전한 길을 선택했다.

파울루 벤투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은 지난 27일 6월 A매치 2연전에 나설 소집명단을 발표했다. 대표팀은 다음달 7일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호주와 경기를 치르며, 11일에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이란을 상대한다.

이정협, 손준호, 김태호 등 벤투호에 새 얼굴들이 이름을 올린 가운데 손흥민(토트넘)은 이번에도 명단에 포함됐다.

손흥민은 오는 6월 2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2018~2019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리버풀과의 결승전을 치른다. 경기를 마친 후 손흥민은 휴식 없이 바로 한국행 비행기에 오를 전망이다. 

이번에도 '혹사 논란'을 피해가긴 힘들어 보인다.

올 시즌 손흥민은 숨가쁜 일정을 치렀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 곧바로 2018 러시아 월드컵에 참가했다. 8월에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을 소화했다.

시즌이 시작되고 다시 A매치에 참가했다. 11월 A매치는 휴식으로 출전하지 않았지만 1월에는 아시안컵, 3월에는 평가전에 모습을 드러냈다. 소속팀에서도 박싱데이, 리그컵, 챔피언스리그를 소화하는 등 쉴 틈 없이 경기를 뛰었다.

독일 매체 트랜스퍼마크트는 2018~2019 시즌 세계에서 가장 바쁜 축구선수 11인에 손흥민을 선정하기도 했다.  

이번 평가전을 앞두고 손흥민에게 휴식을 줘야한다는 의견이 나왔지만 벤투 감독은 “최고의 선수를 선발한다”는 원칙하에 손흥민을 호출했다.

벤투 감독의 손흥민 선발을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이번 6월달 평가전은 오는 9월 시작되는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을 앞둔 마지막 A매치다. 2차 예선을 앞두고 손발을 맞출 수 있는 마지막 경기다.

하지만 손흥민을 반드시 부를 필요는 없었다. 2차 예선을 앞둔 마지막 A매치지만 평가전은 평가전일 뿐이다. 전력을 확인하는 경기다. 굳이 모든 전력을 다시 만날 상대에게 모두 공개할 필요는 없다.

또한 2차 예선의 중요성은 그리 높지 않다. 최종 예선에 비해 2차 예선의 무게감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상대도 최종 예선에 비하면 수월하다. 아직 조 편성이 이뤄지지 않았으나 한국 축구대표팀은 상위 시드를 받는다. 이란, 일본과 같은 아시아 강호팀을 피한다. 실제 대표팀은 2015년 2차 예선 당시 레바논, 쿠웨이트, 미얀마, 라오스와 같은 조로 편성돼 8전 전승 27득점 무실점을 기록했다.

2차 예선 경기 수도 충분하다. 2차 예선은 총 8경기로 이뤄진다. 굳이 손흥민과 이번 평가전에서 손발을 맞추지 않더라도 충분한 기회가 있다. 

손흥민은 이번 A매치가 끝나면 곧바로 4주간의 기초군사교육을 받을 예정이다. 비시즌에 휴식기 없이 다음 시즌까지 돌입할 확률이 높다. 손흥민이 시즌 중 체력 문제를 겪을 수도 있다. 

최근 K리그에서 김대원(대구) 등을 비롯해 좋은 선수들이 눈에 띄게 보이고 있다. 이번 평가전에서 손흥민이 아닌 다른 선수를 실험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았을 것이다. 최고의 선수를 써야한다는 벤투 감독의 마음은 이해하나 선수를 위한 배려도 있어야 했다.

손흥민을 기용한다면 출전 시간 조율은 필요해 보인다. 벤투 감독은 손흥민을 매 경기 풀타임 가까이 출전시켰다. 이번에도 풀타임 소화를 시킨다면 벤투 감독 스스로가 '손흥민 의존증'에 빠져 있음을 드러내는 것과 다름없다. 벤투 감독의 달라진 모습을 기대해본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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