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 재정 위해 일반의약품 시장 활성화해야”

“건보 재정 위해 일반의약품 시장 활성화해야”

성장 한계·경제성만 따져선 안된다는 의견도

기사승인 2019-06-08 02:00:00

국민의 의약품 소비가 증가하는 상황에 일반의약품 사용 비중이 적어 적절한 균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의약품 사용 양상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고령화·만성질환의 증가 등으로 국민의 의약품 소비가 점차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경미한 질병으로 인해 지출되는 의료비 부담을 줄이고 건강보험재정의 건전성 유지를 위해 일반의약품 시장을 활성화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우리나라 약제비 지출 규모는 2015년을 기준으로 선진국으로 분류되는 A7(미국·영국·독일·프랑스·이탈리아·스위스·일본) 등과 비교해보면 낮은 편이며, OECD 31개국 평균인 550달러에 비해서도 낮은 509달러로 집계됐다.

1인당 약제비 중 일반의약품 비중은 20%로 전문의약품과 비교하면 4배 차이가 난다. 약제비 지출은 지난 2009년부터 2015년까지 증가추세를 보였다. 처방의약품은 319달러(한화 38만원)에서 408달러(한화 48만원)으로 증가했고 일반의약품은 77달러(한화 9만원)에서 101달러(한화 12만원)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비중은 20%에서 큰 변화가 없었다.

반면, 생산금액을 비교해보면 일반의약품은 큰 차이가 없지만, 전문의약품은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2008년 일반의약품 생산금액은 2조4000억원, 2017년에는 2조9000억원으로 5000억원이 오르는 동안 전문의약품은 2008년 9조6000억원에서 2017년 14조4000억원으로 4조8000억원이 상승했다. 의약품 생산량의 증가는 의약품 사용, 의약품 지출에 대한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품목 수에서 일반의약품은 감소했다. 지난 2008년 6681품목이던 일반의약품은 2017년 5650품목으로 줄었다. 전문의약품은 동 기간 9072품목에서 13982품목으로 증가했다. 이에 대해 보고서는 건강보험체계 개선 등으로 의료서비스 접근성이 향상돼 전문의약품 시장이 성장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자기치료(self-medication) 시장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일반의약품 활성화에 대한 필요성에는 공감한다”며 “일반의약품은 반드시 먹어야 하는 개념이 아니라 사전예방으로서의 목적이 강하다. 필요성은 인정되지만,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주장했다.

국민건강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의약품을 경제성으로만 접근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관계자는 “스스로 약을 처방한다는 자기치료에 대해서는 본인의 의지대로 구매하는 것이므로 자유”라면서 “건강보험 재정에 부담이 된다는 이유만으로 일반의약품 사용을 늘려야 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나라처럼 의료전달체계가 잘 구성되어 있지 않은 나라에서는 자기치료 개념을 단순히 적용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밝혔다.

노상우 기자 nswrea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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