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의 미래’ 이강인(18·발렌시아)이 데뷔골을 터뜨리며 본격적인 시즌 출발을 알렸다.
이강인은 26일(한국시간) 스페인 발렌시아의 메스타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2020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6라운드’ 헤타페와의 홈경기에 선발 출전해 전반 39분 추가 골을 터뜨렸다.
왼쪽 윙어로 선발 출전해 활발한 움직임을 보인 이강인은 오른쪽 측면에서 로드리고 모레노가 찔러준 땅볼 크로스를 받아 오른발 슛으로 침착하게 득점에 성공했다.
앞서 이강인은 0-1로 뒤진 전반 30분 막시 고메스가 터뜨린 선제골의 시발점 역할을 했다. 전반 34분에도 패스로 고메스의 역전 골을 끌어내는 등 순도 높은 활약을 했다. 이날 발렌시아가 기록한 3골에 모두 관여한 뒤 후반 28분 곤살루 게데스와 교체됐다.
발렌시아 구단은 경기 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역사적인 득점이다. 이강인은 역대 프리메라리가에서 득점한 발렌시아 선수 가운데 세 번째로 나이가 어리다”고 소개했다.
축구 통계매체인 후스코어드닷컴은 멀티골을 터트린 고메스(8.1점)에 이어 이강인에게 팀 내 두 번째로 높은 평점 7.3을 줬다.
1군 무대 데뷔 후 최고의 활약을 펼친 이강인이다.
이강인은 지난 1월 발렌시아와 정식 계약을 체결했다. 바이아웃(최소 이적료)을 8000만 유로(약 1023억원)로 책정되며 팀 내 최고 유망주 대우를 받았다. 하지만 이는 족쇄가 되어 돌아왔다. 교체로 간간히 출전하던 지난 시즌 부상 선수들이 복귀하면서 자리를 잃었다. 정식 계약으로 인해 2군 무대에서도 뛰지 못했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 6월 ‘2019 FIFA U-20(20세 이하) 월드컵’에 출전해 한국대표팀을 준우승으로 이끌며 골든볼을 수상했으나 소속팀에서의 입지는 크게 변하지 않았다.
이에 이강인은 시즌을 앞두고 임대 이적을 추진하기도 했으나 불발됐다.
올 시즌 초에도 이강인은 기회를 전혀 받지 못했다. 카를로스 솔레르가 부상으로 출전 기회가 생겼으나 마르셀리노 토랄 감독은 전술 부적합을 이유로 이강인을 구상에서 제외했다. 지난 2일 마요르카 전에서 교체로 6분 동안 뛴 것이 전부였다.
하지만 개막 후 3경기 만에 토랄 감독이 경질되면서 이강인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발렌시아의 지휘봉을 잡은 알베레트 셀라데스 감독은 이강인에게 기회를 부여했다. 이강인은 셀라데스 감독 부임 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첼시전을 포함해 4경기 연속 출전했다. 평균 출전시간도 55분으로 크게 늘었다.
경기 감각을 끌어올린 이강인은 헤타페를 상대로 득점뿐만 아니라 발렌시아의 모든 골에 관여를 하며 셀라데스 감독의 믿음에 100% 보답했다.
시즌 초 불안한 입지 속에서 180도 달라진 모습으로 의문부호를 완벽히 떨쳐낸 이강인이다. 이강인의 소속팀 발렌시아는 오는 28일 리그 3위 아틀레틱 빌바오를 상대한다. ‘골든 보이’ 이강인이 입지를 확실 히 다질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인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