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에 몰린 수원이 FA컵 우승컵을 통해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을까.
수원은 오는 1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2019 KEB 하나은행 FA컵’ 대전 코레일과 결승 2차전을 치른다.
수원은 지난 6일 대전 한밭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결승 1차전에서 0-0으로 비겼다.
대전은 올해 FA컵에서 울산(K리그1), 16강전에서 서울 이랜드(K리그2), 8강전에서 강원(K리그1), 4강전에서 상주(K리그1)를 물리치고 돌풍을 일으킨 팀이다. 하지만 대전이 내셔널리그(3부 소속) 팀인 만큼 1부 리그인 수원의 우세가 점쳐졌다.
하지만 뚜껑이 열리자 경기는 팽팽했다. 수원은 수비 벽을 세운 대전을 상대로 제대로 공격을 이어가지 못했다. 볼 점유율에서 우위를 점하고도 결정적인 장면을 만들지 못했다. 오히려 대전에게 역습을 허용하는 등 졸전을 펼치다가 결국 아쉬움을 삼켰다.
수원은 반드시 2차전을 승리해야 하는 입장이다.
수원은 1차전 원정 경기에서 득점을 넣지 못하고 비겼다. 2차전인 홈에서 실점을 내주고 비긴다면 우승컵은 대전에게 돌아간다.
또 수원은 올 시즌 리그에서 파이널 라운드에서 그룹 B로 떨어지는 굴욕을 맛봤다. 이미 리그 우승과 멀어진 상태에서 FA컵이라도 우승해야 자존심을 세울 수 있는 상황이다.
FA컵 우승 시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진출도 가능하다. 아마추어팀인 대전과 달리 프로팀인 수원이 FA컵을 우승한다면 ACL에 나갈 수 있다.
수원은 최근 2년 동안 ACL 무대를 밟지 못했다. 이미 리그 성적으로 ACL에 나갈 수 없는 만큼 수원에게 이번 FA컵 결승전은 절호의 기회다.
수원 팬들도 리그 경기와 FA컵 경기를 가리지 않고 경기장에서 “가자 블루윙즈, 다시 아시아로!"라고 외치며 FA컵 우승을 향한 염원을 드러냈다.
주장 염기훈도 이번 우승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2차례의 인터뷰에서 “FA컵 우승을 통해 자존심을 찾고 싶다. 지금도 훌륭하지만 입단 당시(2010년)보다 스쿼드가 얇아진 것이 사실"이라며 "ACL에 진출하게 된다면 구단의 지원이 이어질 것으로 본다. 수원이 더 강해지기 위해 좀 더 좋은 선수를 영입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고 간절함을 드러냈다.
수원이 이번 FA컵에서 우승 시 포항 스틸러스(4회)를 제치고 FA컵 최다 우승 팀으로 올라 설 수 있다. 수원에게 많은 것이 걸린 2차전이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